국제

“AI 조직 대규모 감원”…메타, 경쟁 심화 속 600명 감축 파장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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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2일, 미국(USA)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조직에서 600여명을 정리하는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인재 영입 경쟁으로 비대해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AI 산업의 과도한 인력 쏠림과 치열한 경쟁 환경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구조조정은 메타의 핵심 AI 부서 ‘초지능 연구소(Superintelligence Labs)’를 중심으로 집중됐다. 감원 대상 직원들은 22일 현지시각 별도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인력은 타 부서 배치 등 지속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메타 측은 “최근 3년간 공격적인 인재 확보로 조직 과잉 문제가 불거졌고, 효율화를 위해 감원이 불가피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메타, AI 핵심 조직서 600명 감원…조직 비대화 조정 나서
메타, AI 핵심 조직서 600명 감원…조직 비대화 조정 나서

메타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최근까지 글로벌 채용에 전력을 다해왔다. 6월에는 알렉산더 왕이 공동 창업한 스케일AI(ScaleAI)에 143억 달러를 투자, 왕과 핵심 엔지니어들을 영입했고, 오픈AI(OpenAI),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연구소 출신 인재들도 경쟁적으로 포섭했다. 그러나 지나친 인력 확대는 오히려 의사결정 구조 비대화와 내부 효율 저하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감원에는 신임 최고 AI 책임자 알렉산더 왕 등이 주도한 ‘초지능’ 신규 영입 인력은 포함되지 않았다. 왕 책임자는 내부 메모를 통해 “팀 규모를 줄여 의사결정 단계는 줄이고, 각 구성원의 책임과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메타의 AI 재편은 오픈AI와 구글, MS 등이 잇따라 챗봇 등 신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업계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메타가 경쟁사보다 출시 속도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최근 18개월간 주요 AI 플랫폼 개발도 계획보다 늦어진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4월 공개된 메타의 ‘라마4’ 역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마크 저커버그 CEO가 AI 조직 전면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메타는 “이번 감원은 AI 사업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저커버그 CEO의 ‘초지능’ 개발 집념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AI, 빅테크 분야 경쟁 심화로 메타 역시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조직 재편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메타의 이번 결정을 “AI 산업 내 인재 전쟁의 또 다른 국면이자, 빅테크 조직 효율화 압력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메타의 조직 재정비가 AI 산업 내 영향력 확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글로벌 투자자들은 관련 주가 흐름과 인재 이동 양상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AI 초강대국간 경쟁 속에서 메타의 선택이 향후 국제 IT 생태계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주목된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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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초지능연구소#알렉산더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