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미 회동 성사 가능성은 희박”…오현주, 한국 역할론엔 선 그어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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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 간 만남을 둘러싼 기대와 추측이 교차하는 가운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인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북미 회동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한국 정부의 신중한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꼭 한국이 북미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하며, 북미 문제에 대한 ‘한국 개입론’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오현주 차장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외신 간담회에서 “북미 간 회담은 어떤 상황이든 만남 자체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면서도, “두 분이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회동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나왔다.

오 차장은 구체적 사례로 “지난 2019년 판문점 북미 회동도 30시간 만에 이뤄졌다. 필요한 것을 30분 안에 준비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그런 상황이 오면 저희는 그만큼 빠른 준비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꼭 우리 대통령이 그 현장에 참석할 준비까지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여, 실제 준비 태세와 별개로 참석 계획은 없다고 부연했다.

 

향후 북미 접촉에 한국 정부가 어떠한 역할을 할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오 차장은 “추측과 기대는 구분해서 다뤄야 한다”며, 대통령실 역시 이런 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북한은 항상 우리 기대와 다르게 행동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을 수락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북미 회동 성사’를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를 두고도, 오 차장은 “제가 아는 한 그런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외신 간담회 현장에서도 “한국 정부가 판문점 중재를 준비 중인가”라는 질문이 나왔으나, 대통령실 실무진은 “관측과 현실을 신중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설명을 반복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북미 간 향후 회동 가능성과 대비 태세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이 적극 개입보다는 관망 속 신중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대북·대미 전략의 부담은 최소화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추후 북미 간 상황 변동이 감지될 경우, 외교·안보 채널을 통한 정보 공유와 대응 방안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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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이재명#북미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