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엑스선 결함 회수 착수”…삼성·필립스, 환자안전 선제적 대응
이동형 엑스선 촬영장치의 결함 가능성이 밝혀지며, 국내외 대형 의료기기 업체들이 자발적인 안전조치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필립스코리아는 각각 자사의 이동형 엑스선 장비에서 잠재적 고장과 안전 우려가 식별됨에 따라 영업자 회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안전성 선행 경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동형 디지털 진단용 엑스선 촬영장치(모델명 AccE GM85) 일부 생산분의 튜브 헤드 유닛(THU)과 암을 연결하는 볼트에서 장기간 사용 시 응력이 누적돼 금속 피로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부품이 파손될 경우 촬영장치의 핵심부위가 본체와 분리돼 환자나 의료진에게 심각한 상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 현재까지 실제 부상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예비적 위험을 막기 위해 회수를 선택했다.

필립스코리아 역시 이동형 엑스선 투시 촬영장치(모델명 Zenition 50)에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영상 증강 텔레비전(IITV) 제어 보드가 부식돼 영상 촬영 기능 상실이나 품질 저하가 일어날 가능성을 인지하고 해당 제품의 회수에 나서고 있다. 필립스는 영향을 받은 기기가 타 기관으로 이전됐을 경우, 관련 안내와 조치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고객 공지 및 내부 절차를 병행 중이다.
이동형 엑스선 장치는 병원에서 골격, 호흡기, 비뇨기계 질환 진단 등 일상 진료에 널리 쓰인다. 의료 현장의 활용도를 감안하면 잠재적 결함의 실효적 대응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선제적인 리콜 결정이 환자 안전 확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필립스코리아는 영업자 회수보고, 즉 제조사가 정부 지시에 앞서 자체적으로 결함을 신고하고 수거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는 국내 의료기기 관리체계에서 자율·책임 원칙이 강화되는 흐름을 의미한다.
업계 내에서는 이런 자율 회수 체계가 의료기기 품질관리를 한층 엄격하게 만들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 관리 리더십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자체적 리콜 시스템이 보편화됐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비롯한 규제 당국도 자율 보고 체계 고도화를 통해 대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단 및 치료용 첨단 의료기기는 장기간 반복 사용 특성상 예기치 않은 구조적 결함이 누적될 수 있는데, 제조사 차원의 신속 점검·회수가 실제 환자 안전과 신뢰도를 직결시킨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시장 내 안전경쟁과 의료기기 신뢰 제고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