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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폐지 논쟁 치열”…여야, 과방위 국감서 예능 출연·조직개편 정면 충돌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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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미디어 정책 이슈를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명절 예능 출연을 증인 채택 문제로 연결한 국민의힘과,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예능 출연을 예시로 맞선 더불어민주당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이번 추석 명절 이 대통령의 예능 출연으로 국민의 원성이 높다"며 "JTBC가 이 자리에 참석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줬으면 좋겠는데 증인 채택이 계속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상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출연 배경, 프로그램 편성 경위, 방송일 연기 과정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예능 출연 사례를 들어 "그렇다면 tvN도 불러야 하냐"며 맞섰고,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국가재난 사태에 대통령이 출연하는 것과 윤 전 대통령의 유 퀴즈 출연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대통령 예능 출연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끝까지 평행선을 달렸다.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을 둘러싼 조직개편 논쟁도 가열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방통위가 3년 동안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도구로 쓰였기에 해체된 것"이라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민주당 의회 독재의 상징적 장면"이라고 반박하며 정부 구조 개편 과정에서 의견 수렴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YTN 민영화 과정에 김건희 여사의 사적 감정이 개입됐다는 녹취를 공개하며 논란을 키웠다. 그는 2021년 YTN의 허위 이력 보도를 언급하며 "그 이후 김건희는 복수심을 불태웠고, 여당 의원과 자본을 동원해 결국 YTN을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녹취에는 김건희 여사가 "나도 복수를 해야지", "나도 다 파볼까"라며 불쾌감을 표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정치권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국감 현장에 출석한 '사이버 렉카', 글로벌 기업 인앱결제 문제 등 미디어 정책 증인과 참고인들은 장시간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에 최민희 위원장은 "국회가 파행돼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최 위원장이 "2023년 3월 30일 본인이 방통위원으로 의결됐을 정권이 임명하지 않아 2인 체제로 방통위가 운영됐다"는 신상발언을 하면서도 정치적 갈등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항의 끝에 퇴장했으며,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과방위원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여야가 미디어 정책 현안보다 정치적 갈등에 집중하면서 무거운 분위기 속 파행을 거듭했다. 국회는 미디어 업계의 구조개편과 공영방송 독립성 문제, 글로벌 IT 규제 강화 등 주요 현안을 두고 다음 정기회에서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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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방위국정감사#방통위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