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경 상하게 했다”…박지원, 이상경 국토부 차관 부동산 발언 사퇴 압박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여야 간 갈등이 재점화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의 ‘집값 발언’을 강하게 질타하며 사퇴를 촉구한 가운데, 여권 책임론과 국민 정서가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20일 나온 이 차관의 언행이 정치권의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 말초 신경을, 아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해임 요구안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내는 것이 적절하고, 대통령이 책임을 물어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집값 문제와 입시 문제를 “국민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규정하며,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공급 위축 및 재건축 정체로 인한 파동 가능성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의원은 “국토부 차관이 자신은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서 국민 염장 지르는 소리를 하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부적절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상황에서, 박 의원은 “차관이 미동도 없다면 파렴치한 인사”라며 현 상황을 더욱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어 “알면서도 버티는 건 파렴치하다. 국민이 지금 얼마나 기분이 상해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이상경 차관은 20일 한 유튜브 채널 발언에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경로가 막혔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지원 의원은 “문제의 책임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 정부가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이상경 차관이 과거 ‘갭투자’ 방식으로 고가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논란이 된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언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의원은 “과유불급”이라는 표현과 함께, 최 위원장이 “적절한 유감 표명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 위원장의 과거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아무리 화가 나도 정치인은 참아야 한다. 국민 여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적당한 선에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치권은 연이어 민감해진 부동산 문제와 여야의 책임 소재, 그리고 국회 내 언론관 논란까지 다양한 쟁점을 놓고 격론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국민 여론이 격하게 반응하면서, 정부와 여당은 이 사건의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국회 및 정치권은 이상경 차관 책임론을 두고 당분간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