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뼈 있는 분노 쏟다”…무엇이든 물어보살, 의료사고 속 가족의 상처→눈물의 고백
흰 지팡이를 꼭 쥔 사연자가 스튜디오에 들어설 때,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찾은 그의 맑은 목소리에는 세월의 무게가 서려 있었다. 한때 평범했던 열여덟, 라섹 수술로 시작된 인생의 큰 변곡점은 그에게 감당하기 힘든 시련과 상실을 안겼다. 밝고 환한 웃음 대신 아련한 슬픔과 미처 다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이 스튜디오 구석구석을 채웠다.
사연자는 고등학교 시절 라섹 수술 후 조금씩 시야가 흐려졌다고 고백했다. 치료가 지연된 끝에 내린 시각 장애 판정, 복학 역시 아버지의 권유로 이뤄졌지만, 학교 생활의 불편함과 가족의 무거운 분위기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이수근이 건넨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결국 감춰온 속내가 터져 나왔다. “안 좋은 생각도 했지만 부모님 걱정에 숨겼다”며 사연자는 굳게 다문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었다.

더 깊은 상처는 가족 사이의 대립에서 비롯됐다. 어머니는 의료 소송을 권했으나, 아버지는 비용 문제를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의료 분쟁 조정만을 택한 그 시간 동안 사연자와 가족은 무거운 침묵의 벽을 함께 견뎌야 했다. 부모의 따뜻한 위로 대신 “내가 더 힘들다”는 아버지의 냉정한 한마디에 상처까지 겹쳐, 가족 내 의견 충돌은 사연자에게 또 다른 짐이 됐다.
스튜디오 현장 분위기는 점점 무거워졌다. 서장훈은 “이게 정말 부모가 자식에게 할 이야기냐”며 깊은 탄식과 함께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수근 역시 “무책임의 연속”이라며 한숨을 더했다. 두 MC의 표정마저 굳어버린 순간, 사연자의 망설임과 고백은 시청자에게도 진한 여운으로 전해졌다.
회복되지 않은 시력, 남겨진 가족의 상처, 그 어느 것도 쉬이 아물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사연자의 아픔을 마주하며, 때론 냉철한 조언, 때론 진심 어린 위로로 무거운 공기를 서서히 달궜다. 이 날 전파를 탔던 진솔한 사연은 서장훈과 이수근의 울컥한 공감 속에서 시청자들에게도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다.
한 사람의 의료사고가 가족의 갈라진 틈, 그 사이를 오가는 마음의 무게로 이어진 이야기는 각자의 삶에 잔잔한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든 물어보살 318회는 26일 밤 8시 30분에 KBS Joy 채널을 통해 시청자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