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함과 에너지 공존”…LG 마레이, SK전 수비 리더십→3연승 우승 눈앞
긴장감이 짙게 드리운 챔피언결정전, 마레이의 눈빛은 이번만큼은 차분함과 에너지가 교차하는 독특한 결의를 보여줬다. 코트 곳곳을 누비며 한 박자 빠른 몸싸움, 거침없는 리바운드, 그리고 절제된 몸짓 사이로 LG는 영화처럼 세 번의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벤치와 관중석을 오가는 긍정의 기류, 그 한가운데에는 마레이의 집중력과 리더십이 굳게 자리잡았다.
2023-2024 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정규리그 2위 LG는 리그 1위 SK를 80-63으로 꺾으며 챔프전 3연승을 이뤄냈다.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긴 LG의 저력은 경기 초반부터 드러났다. 탄탄한 수비와 빠른 트랜지션, 리바운드 싸움에서의 우위가 모두 어우러졌다.

마레이는 SK 자밀 워니를 집요하게 압박했다. 한순간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은 채, 리바운드 감각과 수비 위치 선정이 매서웠다. 무엇보다 세 경기 평균 17득점과 14.7리바운드는 그 자체로 변수가 아닌 해답이었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내내 20점이 넘는 경기력을 뽐냈던 SK 워니 역시 LG의 집단 수비 속에 18.7점에 그쳤다. 결국 경기장의 리듬은 마레이의 존재감에 따라 좌우됐다.
경기 후 마레이는 자신의 감정 컨트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에너지 레벨은 높이되, 불필요한 감정 소비는 경계한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가 밝은 것도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양준석 역시 “마레이를 믿고 볼 없는 수비를 적극적으로 펼친다”며 팀의 단합과 작전 성공을 강조했다.
LG 벤치는 동요하지 않았다. 마레이의 작은 실수에도 감독과 동료들은 차분한 격려와 미소로 팀 전체를 감쌌다. 반면 SK는 슛감이 떨어진 데다, 워니가 판정에 흔들리며 리듬을 찾지 못했다. LG가 내외곽을 제압한 채로 시간을 보낼수록, 팬들의 환호성도 한층 커졌다.
마레이는 “SK는 여전히 강한 팀이다. 들뜨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겠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준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LG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구단 첫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뒀다. 무거운 땀과 묵직한 집중, 그리고 다 함께 쌓아온 에너지가 빛을 발할 시간이다. 이 날 경기의 의미와 뜨거운 여운은 2023-2024 KBL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