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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규명 분수령”…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해병특검 출석
정치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규명 분수령”…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해병특검 출석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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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과 특검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이 7월 28일 서울 서초동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군 내부 통화 내용 등 구체적 지시의 실체가 밝혀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박진희 전 비서관은 오전 9시께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이 “‘이종섭 전 장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화 과정에서 격노나 혐의자 제외 요구가 있었는가’, ‘장관 지시로 조사본부에 연락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묻자 “특검 조사에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말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격노에 대해 어떻게 전해 들었나’”라는 질문엔 “여기서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신중하게 말을 아꼈다.

박 전 비서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사건 관련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및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던 장본인이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51기 출신으로 이 전 장관의 육사 후배이며, 당시 장관 군사보좌관으로 채상병 사건 대응 과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이 이 전 장관이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등 윗선으로부터 ‘혐의자 축소’ 지시를 받고 수사팀에 부당 압력을 행사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실제로 박 전 보좌관은 ‘VIP 격노’가 불거진 직후인 2023년 8월 1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확실한 혐의자는 수사 의뢰하고, 지휘 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달라”며 혐의자 범위를 줄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이 2023년 8월 중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팀에 ‘장관 지시’라며 압박한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박 전 보좌관 출석을 계기로 윗선 지시 여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지 주목하고 있다. 여야는 특검 수사 결과가 채상병 사건의 본질적 의혹 규명을 좌우한다며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권은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한 진상규명”을 강조한 반면, 야권은 “윗선 개입 실체가 규명돼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을 상대로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의 구체적 지시와 대통령실 개입 여부, 군 내부 의사소통 경위까지 전방위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특검 출석을 계기로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은 다시 한 번 정치적 격랑에 휩싸였다. 정치권은 향후 특검 결과에 따라 책임자 처벌 및 제도개선 등 후속 논의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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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이종섭#해병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