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도 숲과 물로”…경산의 시원한 여행 명소 찾는 사람들

요즘 경북 경산을 찾는 이들이 피서법을 새롭게 고르고 있다. 예전엔 시원한 강이나 계곡에만 몰렸지만, 지금은 실내 동물카페부터 박물관 그리고 자연 산책로까지 피서의 형태가 훨씬 다양해졌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여름 여행의 풍경이 담겨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경산에는 다양한 피서 명소가 발길을 붙든다. 체험형 동물카페 ‘이웃집수달’에서는 귀여운 수달, 고슴도치, 미어캣 등과 교감하며 도심 속 시원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을 쉽게 볼 수 있다. 한편, 경산시립박물관은 지역의 역사를 품은 전시와 체험 교육 프로그램으로 실내 피서지로 각광받는다. “아이와 함께 시원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는 방문객들의 후기가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산 문화시설 관람객 수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했고, 여름철 실내 체험시설의 이용률도 크게 올랐다. 그렇다고 자연의 힘이 약해진 건 아니다. 팔공산 자락의 갓바위는 쉽게 오를 수 있으면서도 청량감을 안겨주는 명소로, 젊은 여행자와 어르신 모두에게 인기다. 특히 갓바위 석불에선 “이 더위에도 바람이 시원하다”는 체험담이 흘러나온다.

반곡지의 산책로와 나무 터널은 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풍경이다. 이른 아침이나 해질녘, 조용한 물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제는 힐링이 더 소중하다”는 여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또한 온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백자산온천골프프라자 역시 “더위쯤은 웃어넘길 수 있다”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북적인다.

지역 여행 전문가들은 “최근 경산의 피서 문화는 자연 힐링부터 놀이, 학습을 겸한 다양한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행지에서도 실내외 체험, 문화와 휴식이 결합된 곳을 찾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것.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폭염에도 아이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인생샷 명소가 곳곳에 있어 주말마다 나들이가 기다려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여름의 경산은 더위를 피해 달아나는 곳이 아니라, 자연, 문화, 휴식을 모두 품고 자신만의 속도로 계절을 즐기는 삶의 공간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