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진실 밝혀지나”…조태용 전 안보실장, 특검 소환 앞두고 긴장 고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설’과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특임검사팀이 오는 29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히면서, 최고위급 인사의 진술이 새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와 여권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특검에 출석한 당시 참석자 중 일부가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해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검팀은 28일, 조태용 전 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29일 오전 소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는 이날 서초동 특검사무실 정례브리핑에서 “2023년 7월 31일 회의에 참석한 주요 인물로, 채상병 수사 결과가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됐는지, 당시 대통령의 반응과 구체적 지시 내용, 그 지시가 수사 결과에 미친 영향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의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 회의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더불어 조태용 전 원장이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배석했다. 회의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초기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혐의자 포함 상황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증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원장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만 남겨둔 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며 관련 지시를 했다는 정황도 특검에서 중점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해당 회의 참석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조태용 전 원장, 김용현 전 대통령경호처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 7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이미 특검 조사를 받은 김태효, 이충면, 왕윤종 전 비서관 등 3명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실제 있었다”고 시인했다. 반면, 조 전 원장은 그간 국회 등에서 ‘VIP 격노설’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상황이라, 특검에서 입장을 번복할지 주목된다.
정치권의 공방도 치열하다. 여권은 ‘과장과 왜곡’이라며 강력 부인하는 입장이고, 야권은 증언 번복에 주목하며 진상 규명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특검 조사 결과는 곧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특검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최측근이었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박 보좌관은 언론 브리핑 취소 및 경찰 이첩 기록 회수 등 급변하는 사건 전개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히며, 신분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도 이날 추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최근 조태용 전 원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 조 전 원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 고위 인사들의 책임 논란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사건 보고 및 수사 지시를 둘러싼 증언 번복과 추가 조사가 이어지며,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한층 격해졌다. 이명현 특검팀은 “향후 관련 인사 추가 조사와 사실관계 확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