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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충돌 여파에 국제유가 14% 급등”…중동 긴장 고조, 안전자산·증시 동시 요동→세계 경제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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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충돌 여파에 국제유가 14% 급등”…중동 긴장 고조, 안전자산·증시 동시 요동→세계 경제 불안감 고조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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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기습적으로 공습한 13일, 전 세계 원유 시장은 순식간에 거센 파도에 휩싸였다. 새벽의 중동 하늘에 긴장이 스며들자 국제유가는 장중 14% 가까이 치솟으며, 위험의 기운과 함께 온 지구촌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금과 달러 같은 안전한 피난처로 자금이 몰려들고, 주요국의 증시는 동반 하락의 쓴 맛을 삼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때 전일 대비 14.07% 폭등해 배럴당 77.62달러에 이르렀다. 8월물 브렌트유도 13.17% 급등, 78.5달러선을 찍었다. 오후로 들어서자 다소 진정된 움직임을 보였으나, 팽팽한 불안감은 시장 주변을 엄습했다.

국제유가 한때 14% 급등…중동 무력충돌 여파에 금·달러 강세
국제유가 한때 14% 급등…중동 무력충돌 여파에 금·달러 강세

중동은 전체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심장부다. 그중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안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대 산유국이다. 이란 원유 시설이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면, 공급망의 균열은 세계 경제 구석구석까지 번질 불씨로 남는다. 더욱이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과 원유의 6분의 1이 흐르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는 혼돈의 정점으로 치닫게 될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인사와 핵과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이란 IRNA 통신이 전했다. ‘ING그룹’ 워런 패터슨은 이란의 수출 차질이 하루 170만 배럴에 달할 경우 브렌트유가 80달러를 넘볼 수 있으며, 만약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된다면 유가는 120달러, 혼란이 길어지면 2008년의 150달러 고점도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 역시 해협 차단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130달러를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렇듯 공급 위험이 커지며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금값은 온스당 3,417달러로 0.92% 올랐고, 달러인덱스도 98.276로 상승했다. 이스라엘 셰켈화는 달러 대비 2% 가까이 가치가 떨어졌다.

 

자본시장은 불안에 휩싸였다. 일본 닛케이225, 한국 코스피, 대만 자취안, 홍콩 항셍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고, 미국 S&P500, 나스닥 100, 다우존스30 선물 역시 하락 곡선을 그렸다. 가상화폐 시장도 비트코인 가격이 3% 넘게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또렷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이란의 실제 대응 양상과 호르무즈 해협의 운명, 그리고 미국의 적극적 중재에 달려 있다. 리스타드에너지, 웨스트팩 등은 이 사태가 곧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지만, 투자시장에는 여전히 긴장이 흐르고 있다. 달아오른 중동의 온도가 세계 경제 전반에 불안의 그늘을 드리우며, 각국은 경계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혼란이 지속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원유 수입국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음을 경고하며, 투자자들에게도 커진 위험과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관망과 대응, 그 사이의 갈림길에서 각국 정부와 글로벌 시장이 긴장 속에 움직이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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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호르무즈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