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갈등 분출”…국민의힘 첫 합동연설회, 지지자 극한 대립

정치권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8일 대구엑스코에서 처음 개최한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극한 충돌이 벌어졌다.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는 물론 지지자들까지 연설회 내내 격렬한 대립을 이어갔다. 현장에서는 ‘배신자’ 고성과 물병 투척, 심지어 작은 몸싸움까지 동반되며 국민의힘 내부의 탄핵 논쟁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연설회는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전한길뉴스 발행인 전한길은 기자석에 앉아 반탄(탄핵반대)파 후보 연설에 박수를 보내면서 “잘한다”고 외쳤다. 반면 찬탄(탄핵찬성)파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배신자”라고 연이어 외쳤고, 지지자들에게도 이러한 구호를 선동했다. 특히 개혁 성향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전한길을 비판하는 영상이 상영되자, 당원석 곳곳에서 “배신자”라는 고성이 잇따랐다.

전한길은 김근식 후보 연설 중 “김근식이 나를 비난한다”며 격분한 채 직접 당원석 근처로 다가가 “배신자” 구호를 유도했고, 찬탄파인 조경태·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은 전한길에게 물병을 비롯해 다양한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조경태 후보의 순서에는 전한길이 의자 위에 올라가 손을 높이 들어 보이며 항의 제스처를 취해 제지당했다.

당 대표 후보자 연설이 이어질수록 현장의 갈등은 더 격화됐다. 지지자 간 신경전 끝에 일부에서는 작은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연설회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어게인(AGAIN) 전한길과 함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후보별 응원 문구와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외부에서는 각 지역에서 집결한 당원·지지자들이 연설회장 앞에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김문수 역대급 당 대표!”, “보수·혁신·미래 그리고 장동혁”, “정통보수 재건 적임자 당 대표는 조경태” 등 다양한 현수막과 피켓이 등장했으며, 일부 지지자들은 단체 티셔츠 착용과 응원가, 율동, 풍물패 연주 등으로 열기를 불었다. 내부에는 사전 출입이 허가된 인원만 입장했지만, 연설회장 바깥 복도도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12일 부산·울산·경남, 13일 충청권·호남권, 14일 수도권·강원·제주 순으로 지역별 합동연설회를 예정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충돌과 분열상 노출 속에서 당내 계파 대립이 앞으로의 전대 정국에서 어떤 파장과 변수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