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마운자로, 위고비 추월”…주사제 시장 구도 격변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판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출시된 주사형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공급난 완화와 고용량 신제품 출시 효과로 10월 들어 약국 주문량과 매출 모두에서 기존 강자 ‘위고비’를 앞섰다. 전국 약국에서의 판매 트렌드를 집약한 비알피인사이트 플랫폼 분석 결과, 10월 한 달간 마운자로 주문금액(매출액)이 324억원, 주문수량은 37만9101개(4주분 기준 9만4775개)로, 경쟁제품 위고비의 주문금액(181억원)과 주문수량(5만8119개)을 크게 뛰어넘었다.
마운자로가 단기간에 시장 주도권을 잡은 비결은 공급 병목 해소와 고용량 제형(7.5mg)의 새 출시에 있다. 출시 초기(8월)부터 국내 약국과 병의원에선 품귀현상이 이어져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지만, 10월 들어 물량이 확충되며 누적 대기 수요가 대거 분출됐다. 여기에 내달(11월 초)부터는 고용량 10mg 제품 투입까지 예고돼 시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마운자로의 기술적 차별점 역시 주목된다. 이 제제는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와 GLP-1(Glucagon-Like Peptide-1) 두 수용체에 동시 결합·활성을 유도하는 이중작용 메커니즘을 적용해 72주 투여 임상시험에서 체중 감량률 최대 22.5%를 나타냈다. 기존 단일 GLP-1 작용제 비만약 대비 감량폭이 크고, 복용 지속성이 개선된 셈이다.
시장성 측면에서, 비만치료제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론 치료가 어려운 중증 비만 환자 처방뿐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예방의학까지 범위를 넓히며 수요가 점증하는 분야다. 특히 이번 마운자로의 공급 안정화는 ‘신속 감량’ ‘처방 편의성’ 등에서 환자·의료진 모두의 실효성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위고비(노보 노디스크제약)도 12세 이상 청소년 적응증 확대, 국내사(종근당)와의 공동 마케팅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12세 이상, BMI 30kg/㎡ 이상·60kg 초과 청소년은 위고비 처방 대상에 새로 편입됐으며, 병·의원 영업력 강화로 시장수성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GLP-1 기반 비만약 시장 확장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와 의료계는 마운자로, 위고비 등 차세대 비만주사제가 국내 규제·보험제도의 진입장벽을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잡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사제 기반 비만치료 신약 경쟁이 약국 수요, 임상 효과, 공급 안정성 등 다각도에서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