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2.9% 급락”…외국인 2조5천억 매도에 4,000선 간신히 방어

신채원 기자
입력

코스피 지수가 5일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하며 4,000선을 가까스로 방어했다.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와 미국발 AI 관련주 조정 영향으로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에 따른 단기 피로감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117.32포인트(2.85%) 내린 4,004.42에 마감했다. 장중 4,055.47로 출발해 3,867.81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가까스로 4,000선을 회복했다. 이는 전날 4,2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하루 만에 350포인트 이상 크게 조정받은 것이다.

코스피 2.9% 급락, 4,000선 간신히 지켜…AI 관련주 하락에 외국인 2조5천억 매도
코스피 2.9% 급락, 4,000선 간신히 지켜…AI 관련주 하락에 외국인 2조5천억 매도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2조5,183억 원을 순매도하며 전 거래일(2조2,232억 원)보다 매도 규모를 늘렸다. 한 달 만에 20% 넘게 오른 지수의 가격 부담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 대형 이벤트 소진 등이 매도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반도체, AI 관련 대형주도 동시에 하락세를 탔다. 삼성전자는 장중 9만6,700원까지 떨어졌다가 10만600원(4.10% 하락)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한때 9.22% 급락한 후 57만9,000원(1.19%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심리를 좌우해온 AI 섹터 전반에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3.96%), AMD(-3.70%), 테슬라(-5.15%) 등 AI 대형주가 하락하고, ‘팔란티어’도 7.94% 급락하는 등 IT기술주 전반에 버블 우려가 확산된 점이 국내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뉴욕증시 다우존스지수는 0.53%, S&P500은 1.17%, 나스닥은 2.04%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단기 과열에서 비롯된 조정으로 분류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논란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증시 랠리를 차익실현 국면으로 전환시켰다”며, “펀더멘털 훼손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S&P500 12개월 선행 PER이 23배, 미국·한국 모두 주요 금융기관 CEO들의 경고가 잇따르는 등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대형 이벤트로 다음주 FOMC 등 연준 정책 결정,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이 남아 있지만, 단기 급등 부담과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미국 금리 경로와 글로벌 AI주 흐름, 국내 기업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미 연준의 금리 결정 등 대형 이벤트와 주요 기업 실적 발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채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코스피#ai관련주#외국인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