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방한 자체로 성공 기대”…김민석 총리, APEC 한미 관세협상·북미대화 전망 신중

미중 정상의 APEC 정상회의 방한 문제가 한반도 정세의 중대 갈림길로 떠오른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가 회의 성공과 한미 관세협상, 북미대화의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주요국 정상들의 참석, 그리고 주요 쟁점의 조율 과정이 격랑 속 한국 정치의 복합 구조를 드러내며, 정부와 정치권의 기대와 신중함이 교차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3일 경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미중 정상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됐기에 그 자체로서 성공 가능성은 열어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사실은 중간에 미중 정상을 포함한 완성체가 될 것이냐에 대한 고비가 있었다”며, 이번 방한의 의미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APEC 계기 방한 예정이지만,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불참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에 대해 김 총리는 “아쉬움은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충분히 많은 대화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APEC을 둘러싼 북미 대화 성사 가능성에 대해 김 총리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신중하게 말하며 “미중 갈등 등 현안을 더 나아가는 방향으로 풀어갈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APEC 계기 한미 관세협상 전망과 관련해 김 총리는 “전해 들은 바로는 적어도 초반에 상당히 간극이 크다고 했던 쟁점들이 좁혀진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막판 쟁점이 APEC 시기까지 파이널라이즈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중한 태도 속에도 실무 협상의 진전이 어느 정도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김 총리의 신중 발언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한 여당 관계자는 “미중 정상의 방한만으로도 외교적 성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야권 인사들은 “실질적 북미 대화 재개와 경제 현안 성과가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관세협상은 단기간 내 결론이 쉽지 않다”며 APEC이 동북아 정세 변화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APEC 개최 준비상황에 대해 김 총리는 “공사나 인프라 준비는 모두 완료됐고 디테일을 챙기는 단계”라고 전했다. ‘준비가 몇 퍼센트 됐느냐’는 질문엔 “마지막 남은 1%는 하늘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답하며, 남은 기간 최종 점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행사장과 숙소, 공항, 경제전시관 등 현장을 직접 점검한 김 총리는 “APEC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해외 수출과 투자 확대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 숙소에서 투숙객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직접 느끼도록 끝까지 성심을 다해 준비하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관광 활성화 등 연계 경제 효과에 대해서도 김 총리는 “문화와 관광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저를 포함해 모든 관계자가 자기 집안 손님 맞이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APEC이 끝나면 지방과 현장 일정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혀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의 변화를 시사했다.

한편 김민석 총리는 24일에는 정상단을 수행할 의전관 70여명을 직접 만나 격려하고, 행사장·숙소 시설 점검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치권은 정상회의 개최와 주요 현안의 진전 여부를 지켜보며, 정부의 후속 행보와 실질 성과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