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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하사 보직률 0%…전투력 위기 경고” 국회, 해군 인력난 구조 문제 지적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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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잠수함 전투력의 근간인 하사 계급의 보직이 급격히 줄며 인력난이 심각해진 실태가 다시 국회에 의해 도마에 올랐다. 2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주요 함정별 하사 보직률 자료를 근거로 해군 직전력 유지에 대한 긴장감과 함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해군본부가 국회에 제출한 ‘주요 함정별 간부 보직률 현황’(2025년 9월 기준)에 따르면, 박위함과 이종무함(장보고급 잠수함)의 하사 보직률은 0%, 안창호함은 34%에 머물렀다. 이를 대신해 상사 계급 보직률은 박위함 216%, 이종무함 228%, 안창호함 137%로, 상위 계급이 하사들의 공백을 메우는 임시처방만 지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 주기가 짧고 신속한 임무수행이 요구되는 구축함 및 유도탄고속함(대조영함 28.6%, 율곡이이함 39.1% 등)에서도 하사 보직률 하락이 공통적으로 포착됐다.

그 원인으로는 부사관 선발률 하락이 직결됐다. 최근 5년간 해군 신임 하사 선발률은 매년 하락 세를 보여 2020년 89.7%에서 2024년 54.7%로 떨어졌고, 올해 9월엔 43.3%로 역대 최저치에 이르렀다. 유용원 의원은 “함정 근무의 열악한 환경 탓에 하사 인력 이탈이 심각하다”며, “상위 계급이 현장 인력을 대신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숙련 인력 유지에 한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승선 인센티브 등 획기적인 처우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인력난의 원인이 구조적 환경 문제임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 촉구에 합의를 보였다. 민주당 소속 황희 의원 역시 잠수함 승조원 유출 통계를 근거로 “승조원은 연 80~100명 양성되나 최근 3년간 241명이 전역하거나 자격을 포기했다”며 “밀폐 환경, 극심한 스트레스, 심각한 위생과 거주 환경으로 인력 이탈이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장 승조원은 3~4주가량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하루 12시간씩 긴장 상태에서 복무하며, 최소 거주 공간과 열악한 위생으로 인한 피로, 두통 등 건강 위험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 의원은 “잠수함 인력은 1인당 연간 수천만 원씩 투입돼 양성되는 국가 전략자산”이라며 “장려수당 등 파격적 보상이 실질 인력 유입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군본부는 보직률 정상화와 인력정책 전면 수정 방안 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국회 국방위는 이날 회의에서 부사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처우 개선, 환경 개선, 적정 수당 인상 등 정책 전반의 재정비 필요성을 공감했다. 해군도 숙련 인력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방침이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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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하사보직률#국방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