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현역 의원 첫 소환”…임종득, 채상병 사건 직권남용 혐의 조사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외압·은폐 의혹을 놓고 정치적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윤석열 정부 시절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소환한다. 해병특검이 현역 의원을 직접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수사와 정치권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임종득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를 둘러싼 조사를 받게 된다. 임 의원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2023년 8월 2일, 당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특검은 임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사건 기록 회수 지시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임종득 의원은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으로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재임하며 군사·안보 분야를 보좌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다. 임 의원은 이른바 ‘VIP 격노’ 회의라 불리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는 개인 휴가로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정민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안보실 2차장이던 임 의원이 국방부, 해병대, 대통령실 관계자 등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1일 임 의원의 자택과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은 같은 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한다. 전 대변인은 당시 해병대 조사 결과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달된 회의에 동석했으며, 언론 브리핑 취소 지시 등 급변하던 국방부 내부 상황을 가까이서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변인은 이미 지난 5일 1차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해병특검이 현역 의원을 처음으로 소환함에 따라 정치권은 사건 수사와 관련한 책임론, 수사 확대 방침 등을 둘러싸고 한층 더 치열한 공방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향후 필요시 추가 소환이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