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의 기운 그대로”…손흥민 합류, 홍명보호 마지막 2연전→월드컵 본선행 눈앞
거대한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손끝의 떨림, 긴 여정 끝에 모여든 선수들의 결연한 표정이 서울의 아침에 스며들었다. 누군가는 파리의 영광, 누군가는 런던의 축제에서 막바지까지 헌신을 쏟았고, 이제 태극마크 아래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본다. 그들의 우승 경험이 다시 모여, 11회 연속 월드컵 무대라는 대기록을 향해 마지막 길을 내딛는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나설 대표 명단을 공개한다. 대표팀은 6월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의 예선 9차전을 치른 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마주할 예정이다.

아시아 3차예선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4승 4무, 승점 16)은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의 추격을 받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2연전 중 이라크전은 운명이 갈리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이라크와 최소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본선 티켓이 확정되지만, 만약 두 경기 모두에서 미끄러진다면 4차 예선이라는 험난한 길에 설 수밖에 없다.
이번 소집 명단에서는 각자의 소속팀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태극전사들의 면면이 눈길을 끈다.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에서 리그1 정상 등극과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다시금 주전 자리를 굳건히 하며 분데스리가를 정복했다. 설영우는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세르비아 리그와 컵 동시 석권을 경험했고, 양현준도 셀틱 우승에 힘을 보탰다. 조유민과 백승호 역시 각국 리그에서 값진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자리에서 성과를 내고 돌아온 만큼 팀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방심 없이 최선을 다해 마지막 두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팬들 또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우승자들이 퍼즐처럼 합쳐져 드디어 본선 무대를 예약하리라”는 기대를 쏟아내고 있다.
예선 두 경기를 모두 치른 뒤 B조 1위가 확정되면, 한국은 사상 최초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세대의 스포츠 정신과 시대의 흐름을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이라크 원정을 마친 직후 귀국해 쿠웨이트와 운명의 마지막 맞대결에 나설 예정이다. 대회 일정과 변수는 남아 있지만, 선수단의 우승 경험과 결집된 사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한 조각씩 더해지는 퍼즐, 오래된 꿈을 이어 달려온 시간의 공기가 서울 밤바람에 스며든다. 동트는 아침, 모두의 바람이 이뤄질 순간을 앞두고 있다. 6월 예선 2연전이 펼쳐지는 그날,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역사는 팬들의 숨죽인 바람과 함께 피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