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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2선 하락 전환”…코스피, 중동위기 속 7거래일 랠리 끝→에너지·방산주 조명
경제

“2,882선 하락 전환”…코스피, 중동위기 속 7거래일 랠리 끝→에너지·방산주 조명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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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하게 꿈틀거리는 중동의 불안이 오늘 아침 국내 자본시장 풍경을 거칠게 흔들었다. 이스라엘의 공습 소식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이란 결의 통과가 전해진 6월 13일 오전, 코스피는 2,882.30을 기록하며 1.29퍼센트 내림세에 머물렀다. 오랜만에 나타난 숨고르기, 2,900선 아래로의 퇴보는 시장에 남은 단기 상승의 열기를 차분히 식히고 있다.

 

이번 하락 전환의 결정적 배경으로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선제 타격, 그리고 이에 대응한 이란의 강경 행보가 지목된다. 미국 협상안 거부와 우라늄 농축시설 증설 예고까지, 지정학적 긴장은 짙은 먹구름으로 번진다. 새 정부 출범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해 누적 8.24퍼센트의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단기 조정과 변동성 확대라는 예민한 기류에 직면하게 됐다.

중동위기 충격에 코스피 2,882…7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
중동위기 충격에 코스피 2,882…7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매수세는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매도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동반 약세는 전장과 달라진 풍경을 보여주며 지수 하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3,000선 회복에의 기대를 잠시 접고, 엇갈리는 지정학 파장과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기류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여러 업종 중에서도 변동성에 강한 색채를 보인 것은 에너지, 해운, 방위산업주다. 흥구석유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흥아해운은 20.94퍼센트 상승해 해상 운임 불확실성에 대한 기대감을 담았다. 풍산과 휴니드, LIG넥스원 등 방산주는 각각 19.18퍼센트, 14.72퍼센트, 11.96퍼센트 오르며 국방 이슈에 따른 투자수요 방향을 뚜렷이 드러냈다. 이러한 업종별 차별화 흐름은 글로벌 투자지형의 재편을 암시한다.

 

미국 증시에도 파문은 미쳤다.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은 오전중 각각 1.9퍼센트 하락했으며, 국내 시장 역시 이 흐름을 뒤따라 개장 초반 상승세를 모두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정학 위험이 당분간 지수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간 급등 랠리의 피로감,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 경기 둔화 가능성 또한 무거운 그림자로 자리잡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만약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단기 변동성 이후 시장이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업 이익 둔화 등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는 여전히 유의미한 변동폭을 남겨두고 있기에, 투자자들은 변동성 국면에 더욱 예민하게 대응해야 함을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란 핵시설 타격의 실제 보복 수위와 함께 미국·이란의 공식 입장이 단기 시장 흐름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휴전의 여지도 남아 있지만, 국제 긴장의 실질적 결말을 예의 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떤 불확실성도 예고 없이 엄습하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와 시장 참가자들은 다가올 변수에 한 걸음 미리 대응할 안목이 절실해졌다. 특히, 중동 사태의 전면전 확대 여부,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등 새로운 시장 변수에 유연하게 적응해야 할 시기다. 한편 다음 주로 예정된 연관 지표의 발표와 글로벌 이슈의 전개 방향에도 여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변동성의 물결 위에서, 투자자는 더욱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야 할 때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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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이스라엘#중동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