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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K팝에 375억원 투자”…크릿벤처스, 글로벌 콘텐츠 펀드 조성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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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K팝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글로벌 협력과 자본 투자가 강화되는 가운데, 크릿벤처스가 375억원 규모의 ‘아이비케이-크릿 글로벌 콘텐츠 투자조합’ 결성을 공식화했다. 업계는 일본 스퀘어에닉스 등 글로벌 대형 게임사가 국내 펀드에 처음 직접 출자하며 동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성장 판도를 가를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크릿벤처스는 한국벤처투자(KVIC)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해외 매출, 현지 법인 설립 등 글로벌 역량을 갖춘 국내 중소·벤처 기업 및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할 수출 분야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펀드에는 기업은행, 콜마홀딩스, 에이럭스 등 국내외 투자사는 물론, 스퀘어에닉스, 슈퍼셀, 유비소프트, 넷이즈, 가레나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아이비케이-크릿 글로벌 콘텐츠 투자조합은 주로 게임, K팝, 미디어·IP(지식재산권)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기존 신생 벤처 펀드 대비 기관·글로벌 전략 투자자 참여 비중이 높고, 크릿벤처스는 이미 총 8개 펀드와 누적 운용자산 30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번 펀드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사 스퀘어에닉스가 국내 콘텐츠 펀드에 사상 처음으로 투자자로 참여, 국내 중소 게임사와의 협업 및 공동 기획 프로젝트 확대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크릿벤처스는 애버튼, 카이미디어, 차트메트릭 등 게임·K팝·AI/엔터테크 스타트업에 이어 올해 클링크, 리짐인터내셔널, 원셀프월드 등 신규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집중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북미와 일본의 콘텐츠·IP 펀드가 게임, 음원, 스트리밍 등에서 플랫폼 독점 경쟁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밸류체인 강화 효과가 주목된다.

 

정책적으로는 모태펀드, 산업은행 등 정책 금융의 투자가 문화콘텐츠 분야에 확대 적용되며, 투자 대상을 기존 게임·음원에 한정하지 않고 미디어, AI엔터테크, 글로벌 영화 등으로 넓힌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데이터·IP 관련 가치사슬과 해외 동반 성장 모델이 확장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 환경 개선, 저작권 보호 역시 병행될 전망이다.

 

크릿벤처스 이종혁 이사는 “잠재력 있는 팀을 선별해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콘텐츠 펀드의 자금력과 네트워크가 국내 창작자 생태계 혁신의 관건이 될 수 있다”며 “주요 기업이 실제로 공동 IP를 창출하며 국내외 플랫폼 시장을 넓힐지 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펀드 결성이 콘텐츠 산업 내 협력구도와 투자 방식의 패러다임 변환 신호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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