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셧다운 속에서도 고용 흔들리지 않았다”…미국, 신규 실업수당 23만2천건에 시장 안도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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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8일, 미국(USA) 워싱턴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주간 고용지표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관련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8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10월 12∼18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2천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공개됐던 8월 24일∼9월 30일 4주간 평균치 23만7천건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노동부는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같은 기간 195만7천건으로 집계했다며, 앞선 4주간 평균치인 192만7천건보다 다소 늘었지만 통계상 큰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美 신규 실업수당 23만2천건…셧다운 중에도 고용지표 안정세
美 신규 실업수당 23만2천건…셧다운 중에도 고용지표 안정세

주간 실업수당 청구 통계는 변동성이 크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용 상황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간주돼왔다. 노동부는 매주 목요일 오전 해당 수치를 공개해왔으며, 월가 투자은행과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이 노동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해왔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노동부는 9월 25일 이후 통상적인 주간 통계 공지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발표 역시 별도의 사전 예고 없이 10월 12∼18일 한 주에 한정된 통계만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셧다운으로 행정부 기능이 부분 정지된 상황에서 통계 생산과 공표가 제약을 받으면서, 시장은 제한된 정보에 의존해 미국 경기와 고용 흐름을 가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럼에도 이번 통계는 10월 중순까지 미국 경제 전반에서 대규모 해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와 계속 수당 청구 모두 과거 평균과 비교해 완만한 수준에 머무르며,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 평가와 대체로 일치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별도로 산출한 월간 고용상황 지표를 통해 10월 미국 실업률을 4.36%로 추정했다. 이는 9월 4.35%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이 수치를 근거로 “미국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근접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평가가 연준의 금리정책 경로, 특히 급격한 긴축 추가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고용지표 공백은 미국 정치권의 대치가 실물경제 통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미국 노동부는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9월 공식 고용보고서를 20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상 월간 고용보고서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 실업률, 임금 상승률 등을 포함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미국 거시지표 가운데 하나다.

 

다만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케빈 해싯 위원장은 앞서 9월 보고서가 셧다운 여파로 실업률 통계를 포함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번 고용보고서는 반쪽 보고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은 통계 공백이 연준과 시장의 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주간 실업수당 등 대체 지표가 존재하지만, 공식 실업률 부재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논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는 세계 최대 경제국의 소비와 투자 여건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한국을 포함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실업률이 낮고 고용이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소비 여력이 유지돼 글로벌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자본 흐름과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도 뒤따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9월 공식 고용보고서와 추가 주간 실업수당 통계가 셧다운 이후 미국 경기의 체력을 가늠하는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가 보여준 완전고용에 근접한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리고 정치·재정 리스크가 노동시장과 실물경제에 어떤 시차를 두고 반영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앞으로 나올 미국 고용지표와 그에 따른 통화·재정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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