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엔 번번이 천둥”…나주 여름밤, 흐림과 뇌우가 바꾼 일상 풍경
요즘 나주에선 저녁마다 천둥소리에 놀랄 때가 많아졌다. 예전엔 한여름이면 한낮 더위만 조심했지만, 이제는 밤마다 찾아오는 뇌우에 하루 일상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다.
출퇴근길에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12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주 기상 예보를 보면, 낮에는 한낮의 뜨거움이 이어지면서 저녁과 밤이면 느닷없이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과 번개가 등장한다. SNS에도 “아침엔 쨍쨍, 밤엔 잠 못 드는 소나기 덕분에 하루 두 번 계절을 산다”는 농담 섞인 인증이 올라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3일부터 16일까지, 나주지역 일최고기온은 25도에서 29도까지 오르지만 밤이나 아침마다 반복적으로 강한 뇌우가 지나간다는 예보다. 18일 월요일엔 ‘간헐적 강한 뇌우’ 예보까지 나와 퇴근길 시민들에게 긴장감을 준다. 뒤이은 19일에는 다시 맑음이 예고됐다가, 20~21일에는 구름과 함께 일교차만 남는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기온 상승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불안정한 대기 상태가 이어진다”며, “특히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클수록 갑작스러운 소나기와 뇌우가 잦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 시민들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나주 시민 박지연(33)씨는 “요즘은 날이 아무리 맑아도 우산은 꼭 챙긴다”며 “설거지하다가 갑자기 어두워지면 밖에 널어둔 빨래부터 걷는다”고 털어놨다. 동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뇌우 치는 날엔 괜스레 가족이 모여 멍하니 창밖을 보게 된다”, “번개 앞에선 누구나 아이가 된다” 같은 소소한 댓글이 이어진다.
누군가는 이런 뇌우가 주는 짧은 불안마저 “자연과 함께 산다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자연스럽게 나주의 여름밤은 맑음과 흐림, 뇌우와 고요가 겹쳐지며 예측할 수 없는 감각을 선사한다.
작고 사소한 날씨 변화지만, 그 안에는 평범한 하루의 리듬조차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올 여름, 나주 시민들에게는 ‘우산 챙기는 일상’이 어느새 당연해진 풍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