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해병특검 소환 앞두고 출석 불투명”…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 방침에 ‘묵묵부답’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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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소환을 하루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를 두고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0월 23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치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구치소 방문조사를 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구치소 방문 조사를 원한다는 의사는 전달받았으나 출석해서 조사 진행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즉,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다.

이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구치소에서 그를 접견하고 출석 의사를 재확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특별검사보는 "(변호인단이) 오늘 오후 정도에는 출석 요구에 응할지 말지 알려올 것 같다"고 전했다. 만일 윤 전 대통령이 불출석할 경우, 특검팀은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조사 방식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인선 과정과 관련된 결재·지시 여부 등 핵심 사안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진술을 청취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한편, 최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언론을 통해 옥중 자필 서신을 공개하면서 수사외압과 진술 강요 논란이 추가됐다. 이 전 대표는 "특검이 지인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고 진술하지 않으면 자산 동결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이에 대해 "사건 해결 개입과 금전 거래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당사자들에게 사실을 물어본 것"이라며, 이종호 전 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일방적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대표와 김건희 여사의 평소 친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처벌 관련 청탁 의혹 등도 수사하고 있다. 7월엔 이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8월에는 그가 한강변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폐기한 정황도 포착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번 특검 소환을 둘러싸고 물밑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지 여부와 특검팀의 추가 대응에 따라 정치권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향후 윤 전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추가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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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명현특별검사팀#이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