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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공원을 순찰한다”…강서구, 자율주행 로봇 실증 돌입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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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로봇 융합 기술이 도시 공공서비스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서울 강서구는 16일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실증사업’을 공식화하며 공원 관리에 로봇 기술을 첫 적용했다. 로봇이 재활용 수거와 야간순찰 등 핵심 역할을 실시간 수행하는 방식으로, 현장 효율성 및 안전성 검증에 나섰다. 업계는 서울 지역 최초 대규모 실증을 ‘도시 공공 로봇 경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서구는 마곡하늬공원에 자율주행 로봇 2대를 투입해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재활용 수거 로봇이 활동하면서, 이용자가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부르면 해당 위치로 찾아간다. 로봇은 내장 AI 기반 경로 분석을 통해 장애물을 피하며, 도착 즉시 음성과 알림 메시지로 이용자에게 안내한다. 분리배출 수거함이 탑재돼 있어 플라스틱, 캔, 종이 등 재질별로 분리수거가 가능하다. 수거함이 가득 차면 자동으로 집하장에 폐기물을 이송하는 등 완전 자동화 프로세스가 구현됐다.

야간에는 순찰 로봇이 오후 6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하루 네 차례 지정 경로를 돌며, 공원 환경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온도, 연기, 사람의 움직임 등 상황을 실시간 AI 센서로 감지하고 화재나 각종 안전사고 발생 시 구청 및 관계기관으로 즉각 경보를 전송한다. AI 기반 위험 감지 및 긴급대응 시스템을 통해 기존 인력 중심 안전 시스템의 시간·공간적 한계를 보완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공원의 청결 관리와 야간 안전 강화라는 두 가지 실효성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점에서 기존 로봇 실증 사업과 차별점이 있다.

 

이번 실증 과제는 도시 환경관리, 생활 안전, 무인 배달 등 다양한 공공 로봇 모델의 성능 및 수용성 평가를 목표로 한다. 강서구는 실증 후 발견되는 문제점과 주민 불편을 실시간 반영해, 2025년 이후에는 내·외부에서 배달 서비스까지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변 상권과 연계해 음식·물품 비대면 배달,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 감축, 손쉬운 청소관리 등 도시 전체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창출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 이미 공공장소 순찰·수거 로봇의 실전 도입이 늘고 있다. 국내 도시공공 영역에서는 공간 특화 로봇의 상용 시범이 사실상 처음이어서, 자율주행·AI 융합의 산업 확산 여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현행 도로교통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국내 규정과 실증사업 경험은 향후 로봇의 도심 상용화 모델에 직접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로봇이 도시 공공 인프라를 혁신하는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이 크다"며 "로봇 서비스 도입 시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활편의와 안전 확보라는 사회적 가치도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로봇 기술이 실제로 도시 공간에 안착할 수 있을지, 정책·제도의 진화와 함께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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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자율주행로봇#ai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