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분담금 6천억원 최종 합의”…인도네시아, 잔여 납부 행정 착수→방산 협력 재개 신호
인도네시아와의 담대한 협상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방위사업청은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공동개발 기본합의서 개정안에 공식 서명하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 분담금을 6천억원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랜 기간 표류하던 양국의 방산 프로젝트는 다시 흐름을 탔다.
2016년, 인도네시아는 약 1조7천억원 규모의 분담금을 약속하며 첨단 항공 기술 이전과 신뢰의 파트너십을 약속했으나,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감액 제안과 함께 기술이전 감축을 요청한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납부 기한도 2034년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결정을 통해 이같은 조정에 동의했고, 예정된 분담금이 1조원 넘게 줄어 방위분야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양국 협의의 온전한 탈피는 사건의 여운도 비껴가지 못했다. KF-21 제작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의 기술 유출 시도라는 난기류가 비쳤고, 이로 인해 최종 합의는 긴 시간을 돌고 돌아왔다. 이번에 극적으로 금액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납부기한과 기술이전의 구체적 범위는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가 납부한 금액은 총 4천억원 수준.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남은 금액 납부를 위한 행정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하며, 예정대로 납부 절차가 이어질 시 양국 간 방산 협력이 재도약할 것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기술이전 범위와 시제기 제공 여부는 향후 체계개발 종료 때 논의되며, 시제기 제공 시 그 가치만큼 추가 기술 이전이 조정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방산 협력은 KF-21을 넘어서고 있다. 양국은 야심차게 지상 및 해상 체계 확대를 논의하였으며, 인도네시아 IF-X 전투기 사업 역시 생산과 마케팅 등 실질적 협업을 도모하기로 결의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제 방산 협력이 본궤도에 올랐다며, 장차 잠수함·화력·방공 등 다양한 분야로 동남아 전역까지 방산 협력의 물결이 퍼질 것임을 시사했다.
분담금 최종 합의 이후 남은 행정절차와 추가 협의는 양국 방산 산업의 미래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은 전투기 공동개발을 넘어 동남아 방산 시장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