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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28장벽 허물다”…듀플랜티스, 다이아몬드리그 세계신→12번째 전설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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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28장벽 허물다”…듀플랜티스, 다이아몬드리그 세계신→12번째 전설의 순간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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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의 여름 밤공기가 아먼드 듀플랜티스를 위해 온전히 멈춰섰다. 점프대 너머 기대와 긴장, 숨죽인 관중들 사이에서 한 순간의 도약이 곧 역사의 변곡점이 됐다. 바늘 끝처럼 아슬아슬한 순간, 유연하게 솟구친 듀플랜티스의 몸짓은 또다시 인류의 장벽을 허물었다.

 

1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전에서 듀플랜티스는 6m28을 뛰어넘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m60에서 시작해 6m00까지 어떠한 실수도 없이 기록을 쌓아간 그는, 2위 커티스 마셜이 5m90에서 멈추자 괴물 같은 집중력으로 바를 6m28로 높였다. 첫 시도 만에 이룬 대기록, 지난 3월 자신이 세운 6m27을 1㎝ 경신한 세계신기록이었다.

“12번째 세계신기록”…듀플랜티스, 다이아몬드리그 6m28→또다시 장대높이뛰기 새 역사
“12번째 세계신기록”…듀플랜티스, 다이아몬드리그 6m28→또다시 장대높이뛰기 새 역사

이로써 듀플랜티스는 통산 12번째 세계 신기록을 남겼다. 스웨덴에서 펼쳐진 국제대회에서 세계신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새 의미를 더했다. 경기 후 유니폼을 찢고 벅찬 눈물을 보인 듀플랜티스는 현장 인터뷰에서 “11살 소년 시절 이 무대에서 4m를 뛰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기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것이 너무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의 뿌리는 스웨덴과 미국 양국에 닿아 있다.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스웨덴 국적을 택한 뒤, 2020년 이후 세계기록 사냥을 거듭하며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다. 세계육상연맹이 공식 통합 관리하는 장대높이뛰기 랭킹 1위부터 12위까지 모두 듀플랜티스의 이름이 올랐다.

 

경기장에는 숨죽인 함성이 뒤섞였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찬사와 축하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세계 각국 동료 선수들도 메시지를 보내 이 경이로운 순간에 동참했다. 세계선수권 3연패를 목표로 밝힌 듀플랜티스는 “기술적으로 6m30도 가능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날엔 불가능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9월 도쿄 세계선수권이 듀플랜티스의 다음 여정이다. 장대높이뛰기란 종목에서 인간의 한계에 꾸준히 도전하는 그의 기록이, 경기장을 넘어 꿈을 짓는 이들의 심장에도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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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플랜티스#다이아몬드리그#장대높이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