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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어터, 조심스러운 속삭임”…오요안나 비극 앞 고개 숙인 채널→가시지 않는 반성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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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어터, 조심스러운 속삭임”…오요안나 비극 앞 고개 숙인 채널→가시지 않는 반성의 시간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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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공기가 스며든 어느 날, 화면 속 일주어터 김주연의 눈빛에는 스스로를 향한 깊은 반성과 자책이 고요하게 번져 있었다. 밝은 미소 뒤에 감춰진 부끄러움과 후회의 감정은 잦아들지 않은 채, 한 문장 한 문장에 천천히 스며들었다. 오요안나의 유족을 향한 김주연의 사과는 쉽게 채워지지 않을 상처를 마주한 채, 또 다른 침묵의 고백으로 남았다.

 

일주어터는 MBC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스스로의 경솔한 발언을 되짚으며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오요안나 유족에게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였다. 김주연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추측성 발언을 했다”며 자신의 언행이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음을 인정했다. 그는 “아픔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고인과 유족을 향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 그 진심이 느리게 전해졌다.

“거듭된 반성에 담긴 무게”…일주어터, 오요안나 유족 앞 사과→채널 자책 눈길
“거듭된 반성에 담긴 무게”…일주어터, 오요안나 유족 앞 사과→채널 자책 눈길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돌아보며 김주연은 “화면 속 밝은 웃음조차 부끄러워졌다”고 고백했다. 혼자 촬영하며 편집하는 모든 순간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자책에 빠졌고, 실망했을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하는 한편, “더 신중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되찾을 것”을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묵묵히 감사를 전하며, 이번 일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계기임을 인정했다.

 

사건의 시작은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오요안나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는 과정에서, 일주어터는 김가영을 지지하는 옹호성 댓글을 남겼고, ‘오요안나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가영 언니를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발언은 유족과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고, 팬들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날선 반응을 끌어냈다. 두 사람은 SBS TV ‘골때리는 그녀들’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어, 그 관계 역시 주목을 받았다.

 

지난 해 9월, 오요안나는 세상을 떠났고, 고인의 휴대전화에는 동료 괴롭힘을 털어놓은 유서가 남겨졌다. 가족들은 서울중앙지법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오요안나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란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규정에 적용받지 못한다는 입장도 함께 내놓며 논란이 이어졌다.

 

거듭 이어진 사과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일주어터 채널에는 아직도 침묵의 무게가 깃들어 있다. 잘못을 인정하며 변화하겠다는 한 사람의 다짐에 누군가는 위로를, 누군가는 경계와 상처를 느끼고 있다. 오요안나를 기억하는 시청자들과 유족의 아픔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일주어터의 진심 어린 사과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일주어터와 오요안나의 인연이 돋보였던 SBS TV ‘골때리는 그녀들’의 감동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번 사과가 더 깊은 여운으로 남게 됐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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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어터#오요안나#골때리는그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