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14연패 수렁”…김윤하, SSG전 5이닝 3실점→연패 탈출 무산
고척돔의 낯익은 마운드 위에서 김윤하의 눈빛은 간절함으로 흔들렸다. 이른 아침부터 각오를 다진 그는, 허탈한 연패의 늪을 딛고자 1회 첫 공을 내던졌다. 그러나 박수와 한숨이 교차한 밤, 야구신은 또 한 번 그의 손 끝을 매섭게 시험했다.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맞대결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무대로 펼쳐졌다. 키움이 내세운 김윤하는 각오를 다진 채 3회까지 3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에 맞섰다. 경기 초반 SSG의 박성한, 석정우에게 각각 안타를 내줬지만, 빠른 승부와 침착한 제구로 위기를 넘기며 관중의 시선은 점점 그의 투구에 집중됐다.

하지만 흐름이 심상치 않았다. 4회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주환의 호수비로 한 차례 숨을 고른 듯했지만, 연속되는 안타와 볼넷으로 인해 연거푸 점수를 내주며 2실점, 순간 김윤하의 표정엔 아쉬움이 스쳤다. 5회를 무난하게 넘긴 그는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 타자부터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무사 1,2루에서 박윤성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남겨둔 주자 중 1명이 득점하며 본인의 자책점도 늘었다.
이날 김윤하는 5이닝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로써 선발 등판 14연패에 그치며 KBO리그 역대 최다 선발 연패 타이기록이라는 무거운 족적을 새겼다. 김윤하는 경기 후 “연패를 반드시 끝내고 싶었지만, 더 집중했어야 한다”고 말하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벤치는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투수 교체를 서두르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SSG 타선의 응집력과 노련한 공략에 밀려 경기의 주도권을 되찾진 못했다. 덕아웃에서 조용히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의 시선만이, 끝내 남은 여운으로 전해졌다.
팀의 패배로 키움 히어로즈는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긴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수진의 전면적 재정비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찾는 노력이 시급해졌다. 팬들은 김윤하의 투혼에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의 한계를 딛고 일어서길 바라는 염원을 SNS에 쏟아냈다. 오는 주말 예정된 키움의 다음 경기에서 김윤하가 또 한 번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밤하늘을 가른 승부의 숨결이 끝끝내 그의 어깨를 토닥일 수 있기를, 야구장은 묵묵히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