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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숏폼 드라마 시대”…티빙, 오리지널 공개로 OTT 경쟁 판도 변화
IT/바이오

“1분 숏폼 드라마 시대”…티빙, 오리지널 공개로 OTT 경쟁 판도 변화

박선호 기자
입력

1분 남짓의 초단편 드라마가 OTT 시장의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CJ 메조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하루 평균 숏폼 영상 시청 시간은 44분에 달하며, 10대는 75분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인다. 드라마나 예능 등 장시간 콘텐츠 대신, 스마트폰을 통해 짧게 소비하는 새로운 시청 습관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정주행’이 유행했다면, 최근에는 원하는 시간에 짧게 즐길 수 있는 숏폼 영상이 대세로 부상했다.

 

실제로 티빙이 4일부터 공식 선보인 ‘티빙 숏 오리지널’ 시리즈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적 사례다. ‘닥쳐, 내 작품의 빌런은 너야’, ‘이웃집 킬러’ 등 총 4편의 숏 오리지널 드라마는 각 편당 1~2분가량으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형태로 기획·제작됐다. 드라마, 예능, 스포츠 중계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틈새 시간에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숏폼 드라마는 영상 편집, AI 기반 추천 시스템 등 IT 융합 기술의 도입이 활발하다. 이용자 클릭 패턴, 시청 완료율 등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단순 소비를 넘어서 사용자별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의 30분, 60분 단위 드라마와 달리 ‘스낵컬처’라는 개념에 걸맞게, 제작 과정부터 배포까지 전 과정이 모바일 중심으로 최적화된다.

 

OTT 업계는 이런 숏폼 전략을 두고 기존 경쟁 상대를 넷플릭스, 웨이브 같은 OTT가 아닌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 본다. 실제로 메조미디어 조사 결과, 숏폼 영상 플랫폼으로 모든 연령대가 유튜브 쇼츠를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뒤이어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 네이버 클립 등이 이름을 올렸다. OTT와 SNS, 동영상 플랫폼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흐름이다.

 

제작비 부담 역시 숏폼 드라마를 확산시키는 요인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주도업체는 고비용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일반적이지만, 주요 국내 OTT 사업자는 1~2분 단위 숏폼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반응을 점검한다. 짧은 러닝타임에 실험적 시도를 거듭할 수 있고, 성공할 경우 장편화를 추진하는 등 저비용·고효율 전략이 가능하다. 신인 배우와 제작진에게 등용문 역할을 하는 점도 특징이다.

 

콘텐츠 몰입도 관점에서는 과감한 소재, 빠른 전개 등 실험적 연출이 주를 이룬다. OTT 자체 심의를 거쳐 ‘19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파격성과 실험성이 결합된 숏폼은 Z세대 등 디지털 네이티브 층의 호응을 꾸준히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숏폼 드라마 시장이 K-콘텐츠 진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오창학 광운대 교수는 “숏폼 드라마 시장의 성장 과정은 국내 제작사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다양한 플랫폼과 제작사가 경쟁 구도에 뛰어드는 확장 국면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숏폼 드라마 전략이 실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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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숏폼#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