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악몽 삼켜”…김도영, 세 번의 쓰러짐→시즌 아웃 여운
차가운 비가 내리던 경기장, 관중들은 힘겹게 스쳐가는 김도영의 표정에 고요한 응원을 보냈다. 경기장에 설 때마다 좀처럼 풀리지 않던 햄스트링 부상, 그 기나긴 분투의 끝이 2024시즌 조기에 찾아왔다. 팬들도 선수도 복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24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의 21세 야수 김도영은 4개월 사이 세 번이나 햄스트링 손상에 쓰러졌다. 3월 22일 개막 NC 다이노스전의 왼쪽, 5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의 오른쪽, 그리고 7월 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다시 왼쪽 허벅지가 문제였다. 잇따른 부상 소식에 구단은 고심 끝에 이번 시즌 아웃 결정을 내렸다.

프로야구에서 햄스트링 손상은 선수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시련이다. 갑작스러운 가속, 급정지, 예측하기 힘든 방향 전환 과정에서 근육에 큰 부담이 쏠린다. 특히 신체 피로가 누적될수록 재발 가능성도 커진다. 이번 김도영의 부상 역시 반복 부상 위험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문가의 진단도 이어졌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김두한 교수는 “젊은 선수일수록 회복 확률이 높다”면서도, “한 번 손상된 근육은 또다시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햄스트링의 세 개 근육 중 한 곳만 약해져도 전체 부담이 커져 연쇄적으로 손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충분한 휴식과 단계적 재활 과정을 거친다면 예전의 경기력을 다시 찾는 것도 가능하다는 조언이 동반됐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김도영의 복귀 대신, 장기적 재활과 근육 강화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아직 미정이나, 2025시즌을 목표로 팀과 선수 모두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도영은 앞으로도 전문 치료진 지도 아래 개인별 맞춤 재활과 근육 관리에 힘쓸 예정이다.
아쉬운 소식이지만, 김도영이 겪은 부상과 재활 과정은 KBO리그 선수 관리 매뉴얼에도 새로운 자극을 던지고 있다. 남은 시즌 KIA 타이거즈 구단이 그의 공백을 어떻게 견뎌낼지, 감독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 경기 이른 귀가, 허리 숙인 선수 곁에는 여전히 조용한 격려가 흐른다. 김도영의 먼 복귀 여정이 어떤 의미로 이어질지 KBO리그 전체가 지켜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 도전과 그 안에 녹아 있는 김도영의 땀은 2025시즌 더욱 빛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