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히는 진술서”…손흥민, 경찰 수사 진전→피해자 입장 고수
차가운 서류 위에 진실을 담은 손흥민의 손끝이, 어느 때보다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 보였다. 2023년 5월 23일, 북중미월드컵 2차 예선전 준비차 귀국했던 손흥민은, 경찰에 진술서를 제출하며 자신의 입장을 조용히 정리했다. 진술서에는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양씨와의 만남을 가졌다는 구체적 시점부터, 싱가포르 원정길에 오르기 전까지 이뤄진 교제 사실 저변까지 서술됐다.
무엇보다 이번 진술서 제출은 손흥민이 한 달 후 불거진 임신 사실 통보, 직접적인 만남 거절 뒤 금품 요구 등 일련의 과정을 스스로 정리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정면 대응한 결과로 읽힌다. 손흥민 측은 교제 사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낙태 종용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씨 측이 SNS로 전달한 태아 초음파 사진과 피검사 결과에 대한 허위성도 강하게 제기했다. 경찰은 손흥민에 대해 추가 대면 조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 수사는 진술서를 중심으로 재정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의 실마리는 지난해 6월, 양씨가 임신 사실을 통보하고 외부 비밀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한 데서 시작됐다. 손흥민 측은 비밀각서를 작성하고 3억원을 전달하는 절박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 과정이 명백한 협박이었음을 주장하며, 공갈 혐의에 대해 단호한 법적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간이 쌓아 올린 오해와 상처, 그리고 명예를 둘러싼 갈등. 모든 진실은 결국 기록 위에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한 편의 긴 드라마처럼 전개되는 이 사건은 손흥민의 침묵과 단호함 사이에서, 정의에 다가가는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