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 시리 품질 논란·폴더블 아이폰 또 연기”…애플, ‘완벽주의’ 딜레마 속 도전장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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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내년 공개를 예고한 AI 기반 ‘시리(Siri)’의 품질 미달 논란과 폴더블 아이폰 출시 재연기 가능성이 겹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년간 ‘완벽’을 내세운 애플의 제품 전략이 오히려 혁신 동력을 둔화시키고, 글로벌 IT업계 내 애플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완벽주의 기조가 더 이상 시장의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진다.

 

애플 내부에서는 차세대 온디바이스 AI 시리의 공식 출시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024년 WWDC에서 공개됐던 ‘애플 인텔리전스’ 통합 시리는 iOS 18.4 또는 18.5 도입이 유력했으나, 최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내부 테스터들 사이에서 기능 완성도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확산됐다는 전언이다. 당초보다 1년 이상 연기돼 2025년 iOS 26.4에 탑재될 전망이지만, 공식 출시까지 최소 6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애플은 아직도 하드웨어 온디바이스 처리(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기기 내 AI 연산)와 구글 제미나이 등 외부 대형 AI 모델의 효율적 통합 사이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폴더블 아이폰 역시 ‘주름 없는 힌지’ 같은 부품 완성도 관점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2025년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출시 시점이 2027년 이후로 재차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해졌다. 애플은 유사 폴더블 시장을 선점한 삼성 갤럭시 Z 폴드7 등과 달리, ‘주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외관 구현에 집중해왔는데, 현재 상용 기술로는 완전한 무주름 구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완벽을 고수한 나머지, 이미 경쟁사 제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내놓을 위험마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신제품의 완성도를 중시해온 애플이 최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모두에서 잦은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논란에 기름을 붓는다. 아이패드OS 18의 시스템 오류, 최신 아이폰17 프로의 셀룰러 수신·내구성 저하 등 품질 리스크가 지속해서 확대돼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술적 완벽’만을 좇던 애플이 오히려 변화의 적기에 경쟁력 확보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IT업계에서는 애플이 경쟁사 대비 신제품 출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점, 그리고 AI 및 폴더블 스마트폰 등의 전략적 선택지에서도 과거와 같은 ‘혁신 선도자’가 아니라 ‘시장 변화 추종자’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이미 적극적인 AI 기반 기능 및 폴더블 기기 상용화에 나섰으며, 각종 특허와 인증 확보도 발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애플의 완벽주의가 오히려 신뢰 손상·시장 이탈·차세대 동력 상실 등 복합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내놓고 점진적 개선”을 요구하는 현장 반응과, 소비자 기대치 격차가 내부 전략 재점검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향후 AI와 폴더블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보일지, 아니면 업계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내줄지 이목이 쏠린다.

 

산업계는 이번 애플의 ‘완벽주의’ 전략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결국 시장 변화 속도, 기술 완성도, 소비자 수용성 간 균형이 차세대 IT·바이오 경쟁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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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폴더블아이폰#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