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N 세 자매의 손끝”…전집에 모인 가족의 시간→여수 시장의 깊은 정에 울림
여수의 아침 공기는 전 냄새로 가득 채워졌다. ‘오늘N’은 김미아와 세 딸이 함께 지켜낸 전집의 하루를 그리며, 익숙하지만 각별한 소도시의 가족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작은 간판 아래 세 자매의 일손이 쉼 없이 움직이고, 탁자 위에 놓인 꼬치전과 깻잎전, 그리고 생선살을 촉촉하게 담아 올린 서대전 한 접시에 세월의 온기가 배어난다. 생선 하나를 손질할 때마다, 각자의 서툰 손끝에 서로를 위한 마음이 덧입혀졌다.
가게를 이끄는 주인장 김미아는 수차례 사업 실패와 갑상샘암 판정, 그리고 빚이라는 인생의 시련을 모두 정면에서 끌어안았다. 시장 터의 희미한 새벽 안에서 네 남매를 키우며 버틴 지난 시간, 이제는 그의 곁을 세 딸이 지키고 있다. 첫째 딸은 저장고와 재료통을 돌보고, 둘째 딸은 포장과 주문을 살뜰히 챙기며, 셋째 딸은 뜨거운 불 앞에서 전을 부친다. 서로 자라는 삶의 무게만큼 작은 다툼도 스며들지만, 서로의 빈자리를 조용히 메우며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온도를 높였다. 절로 맞아드는 몸짓과 무언의 마음, 그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은 신뢰가 화면을 물들였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농사를 짓는 지은정의 일상도 ‘오늘N’이 품었다. 남편의 빈자리를 딛고, 시부모와 자녀들과 함께 다시 삶을 이어가는 그 모습엔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깃들었다. 친정의 따스한 손길과 시부모의 포근한 나눔이 일상의 자리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저마다의 자리에 머무는 대신 기꺼이 어깨를 내주던 가족의 모습은 무심한 듯 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이어 ‘소문난 그곳N’에선 파주를 여행하는 색다른 시선이 이어졌다. 감성 카페와 도넛, 잔잔한 마장호수와 출렁다리, 그리고 손수 만든 두부로 완성된 밥상이 여행의 소박한 기쁨을 한층 더했다. 맛과 멋을 함께 품은 파주에서 남녀노소 모두가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돌아가는 모습이 생생히 담겼다.
충북 청주에선 오래된 한옥을 스스로 복원한 이수경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고향의 앙상해지는 풍경을 지키기 위해, 할머니 집의 기억을 붙잡기 위해 황토로 직접 벽을 쓸었다. 쉽지 않았던 시간과 아픔을 딛는 동안, 집이라는 공간은 그저 ‘쉼터’가 아닌 인생의 위안이자 온기로 거듭났다.
여수 시장 바닥에 퍼지는 고소한 냄새, 가족과 이웃이 준비한 식탁의 정성, 그리고 익숙한 얼굴들이 전하는 온기. ‘오늘N’은 흔들리는 인생의 고비마다 서로를 감싸 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삶의 의미를 묵직하게 전했다. ‘오늘N’ 2499회는 5월 26일 월요일 오전, 여수의 정과 가족의 온기를 찾아 소소하지만 깊은 감동으로 안방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