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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손잡은 그랩바디-B”…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확장 총력전 예고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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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의 BBB셔틀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B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의 대규모 기술이전과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차세대 신약 개발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뇌혈관장벽(BBB)을 극복하는 혁신기술로, 중추신경계(CNS) 치료 뿐 아니라 근육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릴리와의 계약이 단순 기술거래를 넘어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신뢰성과 성장 잠재력에 대한 방증으로 ‘이중항체·ADC 시장 선점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일라이 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220억원 규모의 릴리 지분 투자까지 연이어 확보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미 지난해 사노피에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물질 ‘ABL301’, 지난 4월에는 GSK에 그랩바디-B를 이전한 바 있다. 이로써 글로벌 제약사와 잇단 ‘빅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기술적 핵심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투과해 뇌 조직에 전달되는 플랫폼 구조에 있다. 이는 전통적 단백질·항체 기반 치료제 개발의 중대한 한계를 보완하는 것으로, 기존 후보물질 대비 CNS 질환 및 다양한 타깃 질병으로의 확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IGF1R 타깃 플랫폼은 근육으로도 약물 전달이 가능해, 뇌 이외 대사질환·근육질환 분야 적용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성 측면에서도 파이프라인은 진화 중이다. 내년부터는 이중항체 신약과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후보들의 임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표 파이프라인 ABL001(토베시미그)은 담도암 2차 치료제로서 신약 승인 임박 시 최대 1조원 규모 시장 진입을 노린다. 현재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생존 기간(OS)과 무진행 생존 기간(PFS)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신약 가치 입증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연속 딜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력 입증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도 뇌혈관장벽을 극복하는 BBB셔틀, 차세대 이중항체 및 ADC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며, 글로벌 톱 티어 기업 대비 적응증 확대와 플랫폼 유연성에서 에이비엘바이오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산업 현장에서는 임상 및 규제 진입이 지속적 과제로 부상한다. 국내에서는 식약처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해외 시장은 FDA·EMEA 등 글로벌 규제기관 협의가 필수다. 특히 신약 허가와 플랫폼 기술의 적응증 확장 과정에서 안전성, 효과성, 데이터 투명성 등이 엄격히 요구되고 있어 심사 단계별 대응 전략이 관건이 되고 있다.

 

연구진들은 “이중항체 기반 신약 상용화가 머지않으면 국내 바이오산업 변곡점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신규 ‘빅딜’과 임상 성공을 발판 삼아 에이비엘바이오가 세계 신약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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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그랩바디-b#이중항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