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김범종, 오두막에 스며든 아버지의 빈자리”→숲속에서 꽃핀 가족의 사랑과 치유의 시간
밝은 미소로 숲길을 거닐던 김범종의 발걸음은 어느새 오두막 지붕 아래 조용한 그리움으로 물들었다. MBN ‘나는 자연인이다’는 도심 속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난 김범종의 새로운 집, 그리고 그 안에 피어난 가족의 이야기로 시청자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한때 회사와 집을 오가며 단조로운 하루를 반복했던 김범종은 어머니의 병상에 오래 머물렀고, 그 이별 이후 홀로 남은 아버지를 위해 망설임 끝에 시골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시인의 손길이 서툴렀던 적막한 시골집은 오히려 김범종에게 오두막을 짓고 직접 꽃을 심는 소박한 즐거움을 안겨줬다. 깔끔하게 달아놓은 커튼과 두 손으로 가꾼 마당의 나무들은 매일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씩 달라진 풍경을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아버지가 건넨 과실나무 계약금과 “잔금 내고 나무를 심어라”는 말은 가족의 마지막 남은 소망을 오두막 한 켠에 묻어두는 듯했다.

2022년에는 40여 년 동안 이어온 직장생활이 끝났고, 2025년에는 아버지의 오랜 바람이었던 자연 속의 삶도 일단락됐다. 그러나 아버지의 빈자리가 커질수록 김범종은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오두막에 머물며 하루하루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붉은 사과가 열리는 계절마다, 그리고 밤마다 흐르는 바람 소리 속에서 가족의 흔적과 사랑은 더욱 또렷해졌다.
고요한 숲은 누군가에겐 텅 빈 시간일 수 있지만, 김범종에게는 매일 이야기가 움트는 공간이었다. 잔잔한 자연의 위로 아래 가족의 의미, 그리고 삶의 속도가 더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그는 소중히 받아들였다. 오두막 곳곳을 직접 손질하며 만들어낸 일상은 결국 ‘살아 있다’는 감각으로 돌아왔다.
오두막은 이제 사람의 숨결과 가족의 사연이 맴도는 곳이 됐다. 삶의 단단한 내면과 남아 있는 가족애, 그리고 시간 위를 흐르는 치유의 온기가 오롯이 전해졌다. 김범종이 채운 숲속의 하루, 그리고 오두막에서 맞이한 새로운 시작을 담은 ‘나는 자연인이다’ 661회는 6월 18일 수요일 저녁, 시청자들과 함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