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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충돌 여파, 서울 휘발유 1,700원 돌파”…중동 긴장, 국내 산업 직격타 우려→향후 국제유가 변수 촉각
국제

“이스라엘-이란 충돌 여파, 서울 휘발유 1,700원 돌파”…중동 긴장, 국내 산업 직격타 우려→향후 국제유가 변수 촉각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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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서늘한 흐름과 달리, 국내 유가의 움직임은 한층 뜨거운 기운을 머금고 있다. 텅 빈 도로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와 같이, 서울 주유소의 전광판에는 1,700원을 훌쩍 넘은 가격이 새겨졌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중동의 불길한 긴장,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서울 한복판을 스쳐 지나간 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16일 오후 2시 현재 서울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일보다 9.70원 오른 리터당 1,706.22원을 기록하며, 5주간의 하락 흐름을 멈추고 선명한 반전을 그려냈다. 전국 평균값 역시 2.08원 오르며 1,632.35원에 이르는 등, 도심과 지방을 막론하고 오름세는 일제히 감지된다. 경유 가격도 함께 발걸음을 높였다. 서울에서 경유는 1,584.55원, 전국은 1,494.94원으로 동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 휘발유 1,700원 돌파…이스라엘-이란 긴장에 국내 유가 상승 전환
서울 휘발유 1,700원 돌파…이스라엘-이란 긴장에 국내 유가 상승 전환

각박해진 에너지시장의 표면 아래에는 몇 겹의 국제적 파문이 맞물려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팽팽해진 군사 긴장, 미국·이란 간 협상 지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교착, 그리고 캐나다 산불로 촉발된 원유 공급 차질까지—이 모든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차가운 숫자 위로 뜨거운 국제정세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동의 변동성이 국내 가격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며 향후 1~2주 추가 상승을 경고한다.

 

지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배럴당 73.80달러, 브렌트유 8월물은 74.90달러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때 6%의 급등을 기록한 상승세는 일시적이나마 숨을 고르며, 그 불안함만은 촘촘히 남겨둔다.

 

한국의 산업계는 긴 그림자를 맞는다. 원유와 LNG의 수입 의존도가 각각 70%, 30% 이상인 한국에 국제유가의 급등은 곧 촘촘한 비용 압박으로 이어진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 오를 때, 국내 기업의 전체 비용이 평균 0.38% 높아진다고 보았다. 제조업은 0.67%, 서비스업은 0.17%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는 단기적 호재와 장기적 부담이 교차한다.

 

해상 물류 역시 출렁인다. 수심이 가장 깊은 호르무즈 해협—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흐르는 생명의 해로가 혹여 봉쇄된다면, 국제유가는 한순간에 1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실제로 국내 선사들은 비상 운송 방안을 서두르며, 산업계에 또다른 중압감을 예고한다.

 

기류는 신속히 변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긴장이 국지전에 머무를 지, 예기치 못한 확전으로 이어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신증권 최진영 연구원은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 평가하며, 충돌이 국지전에서 멈출 경우 유가가 다시 안정권에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모든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에너지 시장과 산업계는 이스라엘-이란의 다음 행보, 미국 및 주요 산유국의 협상 동향, 중동 전체의 정세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넘어선 1,700원의 벽은, 숫자를 너머 한큐의 긴장과 예민한 숨결, 그리고 산업 전반의 불안을 담아낸다. 이 불확실의 시대, 에너지의 파도 위에서 기업과 투자자들은 한층 긴 호흡으로 세계의 변화를 읽어내야만 하는 순간에 서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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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서울휘발유#국제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