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절반 AI로 대체될 수도”…미국 대기업 CEO들, 고용 충격 경고와 논란
현지시각 3일, 미국 주요 대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사무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포드(Ford)의 짐 팔리 CEO를 비롯해 JP모건체이스, 아마존 등 대표 기업 수장들은 “AI가 미국 사무직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고용 충격을 예고했다. 이번 경고는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 논의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산업 전반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주 짐 팔리 포드 CEO는 미국 내 한 언론 인터뷰에서 “AI로 인해 미국 사무직 노동자의 절반이 대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팔리 CEO는 “많은 사무직이 뒤처질 수 있다”며 대기업 최고경영자 가운데 이례적으로 강경한 고용 대책 발언을 내놨다. 미국 실리콘밸리 이외 재계 주요 인사들이 그간 AI 실업 문제에 침묵해온 것과 달리, 최근 들어 공개적 논의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기업들은 자동화 소프트웨어와 AI, 로봇 기술을 활용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업무 효율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제기됐다. JP모건체이스의 메리앤 레이크 CEO는 AI 기반 기술 도입이 향후 수년 간 운영부서 인력의 10%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IT 기업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 역시 생성형 AI 도입에 따라 “앞으로 몇 년 내 전체 사무직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생 AI기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가 5년 내 신입 사무직 일자리 절반을 대체하고 최대 20% 실업률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모데이 CEO는 “정계와 재계는 노동시장 변화의 규모를 축소하는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기업은 채용 축소 정책을 현실화하고 있다. 듀오링고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해 계약직 채용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을 밝혔고, 쇼피파이는 신규 인력 충원 시 AI로 대체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도록 내부 지침을 바꿨다. 모더나는 추가 채용 없이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방침을 전환했다.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 피버의 미카 코프먼 CEO도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데이터 과학자, 변호사, 판매직 등 대부분 직종이 AI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 내 대기업과 IT, 금융, 서비스 업종에 이르기까지 AI로 인한 고용구조 변화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다만 고용충격 전망에 신중론도 있다. 구글(Google) 산하 AI 조직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는 “AI에 의한 일자리 상실보다 AI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문제가 더 우려된다”고 했다. 오픈AI의 브래드 라이트캡 COO는 “신입 사무직 일자리가 대규모로 대체됐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분석했고,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CEO도 “AI로 일부 일자리를 감축했지만, 프로그래머와 영업 인력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도 “AI는 기업 운영환경과 노동시장 전반에 대규모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변화 양상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도입에 따른 사무직 감축 논란이 글로벌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만큼, 노동시장 충격파와 기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논의가 AI 시대의 고용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