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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R 통합 DB 열린다”…의료기기 유럽진출 숨통 넓힌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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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료기기규정(MDR) 강화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기술 혁신만큼이나 까다로워진 인증 문턱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작동함에 따라,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진입 전략의 재구성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운영을 시작한 ‘MDR 통합 정보 제공 DB’는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직면한 인증·규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 지원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스템 도입을 현장 실무의 효율성과 글로벌 시장 리스크 관리를 좌우할 ‘규제 대응 경쟁’의 분수령으로 본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최근 ‘MDR 통합 정보 제공 DB’를 공식 가동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MDR은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 기술문서와 리스크 관리 기준 강화, 심사 준비 기간 연장 등 인증 획득 요건을 대폭 상향했다. 실제로 2025년부터 CE 인증을 획득하려는 국내 기업들은 기술 우위를 갖추고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 자료 준비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정보원이 이번에 선보인 통합 DB는 MDR 인증 준비 단계부터 문서 작성, 심사 대응까지 전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종합 제공한다. 인증 절차별 안내, 국제 포럼 및 세미나 행사 정보, 각종 발표자료 등 실무에 즉시 활용 가능한 콘텐츠가 원스톱 형태로 제공된다. 특히 현장에서 요구 빈도가 높은 가이드라인, 해설서, 최신 규제 뉴스레터, 해외 심사기관 사례 등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의료기기 업계 종사자들은 최신 규제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데이터 수집·분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이미 MDR 대응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주요 척도로 부상했다. 미국, 유럽에서는 인증 준비를 시스템화한 사례가 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처럼 실질적 규제 지원 플랫폼이 구축된 것은 드물다. 전문가들은 “국제 규제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의 통합적 대응력 제고가 수출 확대의 관건”이라며 “데이터 허브를 통한 심층적 정보 접근성이 업계 표준화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EU MDR은 제품·서비스의 전주기적 안전관리와 기술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은 인증 문서의 체계적 관리, 최신 규제 해석, 기술 트렌드와의 정합성 점검이 필수 과업이 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단순한 자료실을 넘어, MDR 실무 대응을 위한 전략 플랫폼이자 기업의 해외 진출 촉진 교두보 역할을 기대한다”며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 변화하는 규제 환경 분석과 맞춤정보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통합 DB가 실제 시장 진입 가속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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