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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83.7% 폭증’…미국 이란 핵시설 공격 여파, 코인시장 변동성 최고조
경제

‘거래액 83.7% 폭증’…미국 이란 핵시설 공격 여파, 코인시장 변동성 최고조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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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밤하늘이 흔들릴 때, 암호화폐 시장의 수치는 어느새 급류처럼 솟구쳐 있었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직후, 국내 4대 코인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은 4조 7,667억 원으로 전일 대비 83.7%나 뛰었다. 업비트가 3조 2,225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67%를 넘겼고, 빗썸은 1조 3,749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긴장이 흐르는 새벽, 지정학적 위기가 투자자 심리를 한순간에 뒤흔든 것이다.

 

22일 새벽 미국의 폭격 이후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이란의 핵심 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이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파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거래소 내 움직임도 심상치 않게 일렁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극적인 성공”이라 외쳤던 그 순간,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가 코인 투자자들에게는 직격탄이 됐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동시에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방침을 의결하며, 전 세계 에너지와 금융 시장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긴장에 빠졌다. 만일 최고안보회의에서 봉쇄 결정을 확정한다면, 전 세계 투자자들은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시장 데이터가 말해주는 불안은 압축적이다. 이날 비트코인은 2.75% 떨어진 1억 3,885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5일 저점과 비교하면 소폭 나아졌으나, 5월 22일 고점과 견주어서는 10%가량 내려앉은 수준이다. 이더리움 또한 하루 새 5.04% 하락해 3,050,000원에 거래됐으며, 6월 10일 고점과 비교할 때 20.7%나 밀렸다.

 

도지코인은 206.2원으로 4.49% 하락하며 50일간의 최저치에 안착했고, 리플 XRP 역시 2,750.0원으로 4.65%의 내림세를 보여 같은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밀려났다. 파이코인 또한 7.27% 급락해 673.6원에 머물렀다.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주요 코인들에 짙은 그림자를 남긴 셈이다.

 

시가총액 순위에도 약세의 흔적이 짙게 남았다. 비트코인 2,713조 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이더리움, 테더, 리플 XRP, 솔라나 모두 약세를 이어갔다. 특히 도지코인은 50일 중 최저가를 기록하며, 반등 기대감을 상대적으로 약화시켰다.

 

거래량 상위 종목군에서도 투자 흐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업비트에서는 리플 XRP가 6,467억 원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고, 빗썸에서도 리플 XRP,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강세를 보였다. 일부 종목, 세이와 오브스 등은 각각 12%와 10%대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전체 시장 흐름은 단기변동성에 매몰된 모습이 역력하다.

 

관건은 앞으로의 지정학적 전개와 미국 금융 정책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은 에너지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곧 발표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은 전 세계 위험자산 시장에 또 한 번의 파장을 예고한다. 다중 리스크 앞에서 암호화폐는 여전히 고위험·고변동성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이 격동의 한가운데에서 투자자들은 변화하는 시장과 마주할 준비가 필요하다. 위험자산의 노출을 줄이고,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유동성 전략을 점검하는 신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전쟁의 그림자와 금융시장의 긴장 사이, 오늘도 시장은 끝없이 꿈틀거린다. 이어질 중동 정세와 연준의 정책 행보가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바람결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긴 호흡으로 미래를 응시해야 할 순간에 서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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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비트코인#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