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m 칩인 버디의 미소”…김주형, PGA 첫날 부진→중상위권 도약 노린다
잔잔한 적막을 뚫고 솟은 그린 위 한 줄기 환호에, 김주형은 다시 한 번 웃음을 지었다. 4번 홀에서 터진 길고 깊은 10.5m 버디 칩인 한 방은 텍사스의 뜨거운 햇볕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든 순간이었다. 그러나 매 홀마다 몰아치던 긴장과 집중이 18홀 끝자락에 닿자, 후반 두 차례 보기로 남은 여운을 남겼다.
김주형은 23일 포트워스 콜로니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5년 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1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로 공동 57위에 자리했다. 버디 2개와 보기 2개의 기록은 전반과 후반의 희비가 교차한 하루였다. 4번 홀(파3)에서는 그린 밖에서 시도한 대담한 칩샷이 바로 컵에 꽂혀, 동료들과 갤러리의 박수를 자아냈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공동 57위로 첫날을 마감하며 더욱 완벽한 반전을 남겨두게 됐다.

상위권 경쟁에 불씨는 여전히 지피고 있다. 현재 공동 20위 선수들과는 단 2타 차이로, 남은 라운드에서 중상위권 진입의 열쇠를 쥔 셈이다.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7위, 3월 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36위 이후 잠시 주춤했던 김주형에게 이번 대회는 중요하다. 집중력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다시금 모이고 있다.
경쟁자들의 맹활약도 이어졌다. 교포 선수 존 박은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7언더파 63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10번 홀(파4) 약 134m 거리 두 번째 샷을 이글로 연결시키며, 압도적 리더보드를 형성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역시 그린 밖 7m 퍼터 이글로 2언더파 68타, 공동 20위로 힘을 보탰다. 패트릭 로저스 등 9명이 4언더파 66타로 계속해서 추격에 나섰다. 이날 김시우는 3오버파 73타로 공동 106위로 뒤쳐졌다.
일상에 스며든 승부의 균열, 그리고 다시 움켜쥐려는 성장의 끈. 김주형에게 남은 라운드는 마치 깊은 숨을 고르는 여정과도 닮아 있다. 작은 환희, 아쉬운 한숨, 그리고 다시 빛날 희망이 교차하는 봄의 그린. PGA 찰스 슈와브 챌린지는 26일까지 계속된다. 선수들의 도전은 매 홀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