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융합인재 확보전”…과학기술원, 5년 3000억원 투자→연구생태계 재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주요 과학기술원들이 인공지능(AI) 융합 연구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2025년부터 5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박사후연구원 400명을 선발하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국내 과학기술 생태계의 혁신적 재편을 꾀한다. AI+S&T분야의 첨단 전략연구를 이끌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 8개를 선정, 연봉 9000만원 보장 등 파격적 처우로 고급 인재 유입에 나선다.
세계는 AI의 기술적 진보와 산업 지형 변화에 따라 과학기술 인력의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이다. MIT 등 해외 주요기관은 박사후연구원(포닥)이 전임교수를 능가하는 연구 생산성과 혁신의 중추로 자리 잡았다. 현재 MIT의 포닥 수는 전임교원의 1.4배에 이르며, 이들이 이끄는 융합연구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자료: MIT 공식 통계, 2023년 기준). 반면 국내 4대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의 포닥 규모는 전임교원 절반 수준에 머물고, 평균 연봉은 MIT의 41%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국내 박사학위자가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하는 ‘두뇌유출’ 현상이 지속돼,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 조치가 요구돼 왔다.

이노코어 사업은 AI 모델링, 제조AI, AI 바이오, AI 에너지 등 8개 융합 분야를 핵심 축으로 삼는다. 산·학·연 협력의 개방형 연구단을 구성하고, 국내·외 최상위 박사후연구원 유치와 성장 지원에 주력한다. 올해 사업비는 추경에서 반영돼, 2025년 300억원(6개월분)으로 시작, 매년 600억원 이상이 투자된다. 본 지원책에는 연 9000만원 이상의 처우보장, 연구단 참여기업 및 외부 프로젝트 추가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선정된 연구인력은 산·학·연 연구기관의 역동적 협업 아래 출연연구원, 기업 등으로의 진출도 적극적으로 연계될 예정이다.
초국가적 인재 이동이 본격화된 시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각 과학기술원은 박사후연구원의 국내 정착과 국제적 성장지원에 방점을 뒀다. 이창윤 제1차관은 “AI 융합 과학인재 확보는 미래 산업 패권의 교차점”이라면서, “이노코어를 국내외 연구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생태계, 그리고 대한민국 혁신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와 전략이 단순한 인재 수급에 그치지 않고, 국내 연구환경의 구조적 도약과 국가 과학기술경쟁력 제고의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