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까지 번진 진실공방”…손흥민 협박 사건, 원본 확보→수사 중대 전환
불안한 침묵 끝, 긴급하게 움직인 조사실 앞에선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이미 세상의 이목은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의 이름을 둘러싼 충격과 의혹에 쏠렸다. 경찰 수사 역시 한 치 양보 없는 긴장 속으로 들어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손흥민을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가 방문한 병원을 상대로 지난 21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이 증거물 확보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초음파 사진과 진료 기록 등 증거로 제출된 의료 관련 자료의 원본 유무와 진위를 둘러싼 의혹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임의 제출 형식으로 일부 서류 사본이 건네졌지만, 경찰은 혹시 모를 자료 조작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원본 확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 사건의 서막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모씨는 자신이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SNS를 통해 초음파 사진과 피검사 결과 등을 보냈고, 외부에 함구하는 조건으로 억대 금품을 요구했다. 이후 손흥민 측과 비밀각서를 작성하고 거액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여기에 공갈 미수 전과가 있는 남성 용모씨가 올해 초 양씨와 연인 관계로 얽히며, 양씨의 휴대폰에서 비밀유지각서 등을 확인한 뒤 손흥민 측에 추가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진술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직접 경찰서를 찾아 양모씨와 용모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신속히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에서 발부가 이뤄진 14일 두 피의자를 체포했다. 이후 주거지 압수수색 및 자료 확보, 진위 확인 등 다각적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16일 두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졌고, 17일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신병은 검찰 손에 넘겨졌다. 경기장의 열기가 아닌, 조사실 특유의 정적에서 더 강력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람들은 조용히 이 사건의 끝을 지켜보고 있다. 법정으로 향하는 발걸음엔 무엇보다 진실에 대한 무거운 무게가 실렸다. 손흥민을 둘러싼 진실공방의 기록은, 각자의 상처와 정의에 대한 믿음을 안은 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건과 논란의 실체는, 조용히 깊어가는 밤을 배경으로 오롯이 판결의 시간이 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