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따라 오르는 전통의 멋”…성수동, 오늘전통축제로 물들다
요즘 도심 골목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축제를 누리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박물관이나 테마파크에서만 느끼던 전통의 기운이 이제는 한끼 식사, 짧은 산책, 친구와의 약속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사소한 움직임 같지만, 그 안엔 우리가 일상에서 찾는 새로운 문화적 해석이 담겨 있다.
2025년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성수동 S팩토리에서 펼쳐지는 ‘오늘전통축제’는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도심 한복판으로 불러낸다. ‘풍류예찬 - 오래된 멋, 오늘의 일상으로’라는 주제 아래 전통공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와 한복장터, 한식 푸드트럭, 전통다과 카페테리아 등 다채로운 공간이 마련됐다. 특히 관람객이 손끝으로 느끼는 한지 공예, 세련된 한복 변주, 케잇데이와 전통놀이 등은 성수동만의 감성을 더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과 한식 푸드트럭 시장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30대뿐 아니라 아이를 동반한 가족, 중장년층 방문객까지 세대와 취향을 뛰어넘는 참여 열기도 거세다.
최원석 총연출은 “관습적 재현이 아닌, 오늘의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전통의 창조자로 참여하는 축제”라며 “도시 생활과 전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축제의 아회성수 강연에서는 한복 문화, 조선의 일상, 한국괴담, 차 문화 등 다채로운 주제로 모나, 홍대선, 고성배, 조민기, 김용재 등 인문 예술인을 초청해 전통의 지평을 확장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회사 퇴근하고 들러 한지공예를 배우니 힐링된다”, “아이와 함께 전통놀이 하며 세대 교감이 깊어졌다”, “푸드트럭에서 맛본 전통 메뉴가 의외로 트렌디했다”는 사연이 이어진다. 무심코 즐긴 하루가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응원도 많다.
공연 역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DJ아스터와 DJ달수빈, 우원재와 따마, 죠지 등 아티스트의 무대에선 전통춤과 현대 음악이 아우러져 관람객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성수동 소상공인과 연계한 팝업스토어, 오늘상점 등은 도심 속 전통의 지속 가능성을 일상으로 옮겨 오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우리가 성수동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걷는 이유는 달라져 있다. 전통은 단지 지나간 멋이 아니라, 취향과 기억, 오늘을 풍요롭게 채우는 삶의 방식이 된다. 오늘전통축제의 사흘이, 도시와 이웃, 내 삶을 잇는 또 다른 계절의 기억으로 오래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