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제주도 쓰레기 집 미로”…진실의 그림자→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실화탐사대는 제주도의 서정적 풍광 이면을 뒤흔드는 한 쓰레기 집의 이야기를 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날카로운 현실의 파편을 건넸다. 마당과 집을 가득 메운 오물이 마을의 일상이 되고, 수년째 이어진 냄새와 벌레에 지친 주민들의 얼굴엔 피로가 묻어났다. 이야기는 한 남성을 중심으로 번져간다. 한때 세입자로 지목된 이 남성은 무법자라는 소문 속에 스스로 모습을 감췄고, 남겨진 폐허에서 책임 논쟁이 끝없이 이어진다.
마을은 고요함을 되찾지 못했다. 집주인은 십여 년 전 전기도 끊긴 집을 수리 조건으로 내줬으나, 계약 만료 이후 세입자는 투자 권리를 주장하며 집에 눌러앉았다. 첨예한 대립 속 쓰레기는 관리의 공백에 방치됐고, 누구도 제대로 답하지 못한 채 문제는 점점 커졌다. 세입자는 쓰레기가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반면, 집주인은 법적 한계를 호소하며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탐사는 동물병원과 유기동물보호소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동물병원에서 보호소 고양이들이 흔적 없이 사라진 뒤, 실험 의혹이 불거지며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주사 자국이 가득한 채 돌아온 동물들, 실험에 동원된 흔적, 의료폐기물 관리 절차가 무너진 현장이 낱낱이 드러난다. 동물의 생명을 관통한 의혹과 보호소 안락사 동물의 해부 실습, 심지어 사체가 사료로 전달됐다는 충격적 증언까지 쏟아지며 제도적 허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실화탐사대는 쓰레기 집에 얽힌 책임의 실종, 동물병원에서 벌어진 진상 추적을 통해 우리 사회가 외면하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했다. 깨끗해 보이던 제주 자연 속에 가려진 분쟁과 소문, 그리고 인간의 무관심이 만든 현실이 오늘 밤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제주도의 집과 동물병원, 두 사건을 둘러싼 끝없는 책임 공방은 시청자들에게 ‘어디까지가 내 몫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MBC ‘실화탐사대’는 9월 11일 밤 9시, 현실의 사각지대에서 지워지지 않는 흔적과 맞서며 한층 깊은 생각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