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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ITF 단식 정상”…권순우, 안동대회 제패→복귀 신호탄 쏘다
스포츠

“9년 만의 ITF 단식 정상”…권순우, 안동대회 제패→복귀 신호탄 쏘다

권혁준 기자
입력

경북 안동 시민운동장이 한껏 달아올랐다. 침묵 끝에 터져 나온 권순우의 포효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사이로 울려 퍼졌다. 긴 군 복무 공백을 이겨낸 라켓 끝에서 진한 집념이 묻어 났고, 9년 만에 ITF 단식 정상 탈환이라는 값진 결실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국군체육부대 소속 권순우는 25일 안동 국제남자테니스대회 단식 결승에서 신산희를 세트 스코어 2-0(6-3 6-1)으로 압도했다. 1세트 초반부터 빠른 발놀림과 정교한 서브로 우위를 점한 권순우는 중요한 포인트마다 과감한 네트 플레이로 흐름을 잡았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체력 우위와 집중력을 앞세워 상대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최종 세트스코어 6-1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권순우는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9년 만의 ITF 단식 정상”…권순우, 안동국제대회 우승→2관왕 등극 / 연합뉴스
“9년 만의 ITF 단식 정상”…권순우, 안동국제대회 우승→2관왕 등극 / 연합뉴스

경기 후 권순우는 "오랜만에 ITF 대회에 나와 재미있었고, 우승해 매우 기쁘다"며 소회를 밝혔다. 또한 "군에서의 단체생활이 힘이 된다"는 진심 어린 말로 도전을 이어가는 의지를 전했다. 전날에는 정윤성과 한 조를 이뤄 복식 정상에도 올라, 이번 대회에서 단식과 복식 모두를 석권했다.

 

이번 우승은 2016년 이후 9년 만에 ITF 단식 정상에 복귀한 기록이다. 그 사이 권순우는 ATP 투어 2회, 챌린저대회 3회 정상에 오르며 존재감을 다졌다. 이번 안동 대회는 ATP·챌린저 투어보다 한 등급 낮지만, 군 복무로 인해 오랜만에 출전한 ITF 무대에서 이룬 성과라 그 의미가 깊다.

 

한편 여자 복식은 이은혜·백다연 조가 우승했고, 여자 단식은 인도네시아의 재니스 첸이 정상에 올랐다. 대회 관계자는 "국제 대회 전환 첫 해로 부족함을 느꼈지만, 내년에는 더욱 단단한 대회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군복을 입은 채, 다시 코트 위에 선 권순우. 숙성된 땀방울과 묵직한 의욕이 섞인 동작 하나하나에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흘렀다. 다음 계절의 도전도 그를 기다린다. 권순우는 오는 2026년 7월 전역을 남기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이 새로운 출발임을 알리듯, 안동의 푸른 코트 위에서 또 한 번 뜨거운 계절이 지나가고 있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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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안동국제대회#신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