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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도전 나선 케이캡”…HK이노엔, 임상3상 성공에 업계 주목
IT/바이오

“미국 FDA 도전 나선 케이캡”…HK이노엔, 임상3상 성공에 업계 주목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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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미국 임상3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국산 신약의 북미 시장 진출에 시동이 걸렸다. HK이노엔과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임상 결과가 업계에 ‘P-CAB 계열 글로벌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업계와 전문가들은 케이캡의 FDA 신약허가 여부와 향후 시장 파급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케이캡의 미국 3상 임상시험 ‘TRIUMpH’ 결과는 2021년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세벨라와 계열사 브레인트리가 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총 24주간 치유된 미란성 식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유지요법에서, 테고프라잔 100㎎ 및 50㎎ 투여군 모두 기존 표준치료제인 란소프라졸 15㎎ 군 대비 비열등성을 넘어 통계적 우월성을 달성했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환자군에서 테고프라잔 100㎎은 란소프라졸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치료 유지율을 기록했다. 24시간 가슴 쓰림 없는 날 비율 역시 란소프라졸 대비 비열등성을 보였다.

테고프라잔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로,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에 비해 즉각적 위산 억제 효과와 작용 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기존 치료제 대비 내성 발현이나 약물 상호작용 우려가 낮고, 임상에서도 안전성 프로파일이 유사하게 나타난 점이 부각된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이 1% 미만에 그쳤고, 평균 혈청 가스트린 수치 등도 임상 기간 내내 정상범위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미란성 식도염·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을 아우르는 케이캡의 미국 FDA 신약허가가 승인될 경우, 약 14조원(미국·유럽 등 포함)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국산 P-CAB 계열 최초의 미국 진출 신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기존 PPI 기반 약물의 한계를 겪는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제공될 전망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P-CAB 계열 신약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일본 다케다의 보노프라잔 등이 선점한 상황에서 HK이노엔 케이캡은 임상 데이터 우수성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토대로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FDA 승인 후에는 학술발표와 시장 진입이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임상은 미국 신약허가(NDA) 규정에 맞춰 설계됐으며, IND 허가 등 절차를 모두 통과해 미국 현지 요건에 부합했다.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올해 4분기 내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FDA 허가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학회 및 학술지 발표도 예정돼 미국 내 의료진과 규제기관의 주목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세벨라 파마슈티컬스 대표 앨런 쿡은 “테고프라잔은 중등도 이상 식도염 환자에서도 우수한 유지 효과와 안전성으로 미국 내 미충족 수요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FDA 신약허가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임상3상과 FDA 신청이 국내 바이오벤처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이 될지 관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P-CAB 계열 신약이 미국 시장에서 첫 승인 사례를 만들면, 후속 다양한 위장관 치료제 개발 등 산업 전반에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며 “결국 기술의 속도보다, 산업 구조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한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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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케이캡#세벨라파마슈티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