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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도 가을도 아닌 9월의 길”…실내외 명소로 늦더위 유연하게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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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도 가을도 아닌 9월의 길”…실내외 명소로 늦더위 유연하게 누린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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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9월에 떠나는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초가을의 시원함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평년보다 더운 늦더위와 변덕스러운 날씨를 고려해 실내외를 넘나드는 새로운 여행이 일상이 됐다.

 

9월은 달력상 가을의 시작이지만,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의 해수면온도 상승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기상청은 월평균 기온이 평년 대비 높을 확률이 50%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강수량도 평년 수준 이상일 확률이 높아, 단순히 ‘청명한 가을’만을 기대하긴 어려운 시기다. 그래서 올 9월 여행 트렌드는 ‘날씨에 따라 실내외를 가볍게 넘나드는 유연한 일정’에 집중되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순천만국가정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순천만국가정원

현장에는 그만큼 다양한 코스가 주목받는다. 수도권에선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이 대표적이다. 한낮 햇살은 여전히 뜨겁지만, 조밀한 나무 그늘과 꽃길 사이로 걷다 보면 가을의 시작을 서늘하게 맞이할 수 있다. 서울 인근이라면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처럼 냉방 시설이 완비된 실내 전시 공간도 좋은 대안이 된다. 강원도 평창 허브나라, 강릉 경포가시연습지 등 고지대 산책 명소 역시 초가을 낮바람을 만끽할 수 있어 인기다.

 

충청권에서는 공주 공산성과 부여 궁남지 같은 야외 고적지가 역사를 걷는 재미를 더한다. 반대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실내 체험형 여행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에 특히 매력적이다. 호남에선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통 골목을 누비거나, 순천만국가정원·국립광주박물관처럼 맑은 날과 흐린 날 모두 즐기기 좋은 곳에 발길이 이어진다.

 

경상권은 경주 불국사, 대릉원 등 유서 깊은 유적지와 함께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부산 해양박물관처럼 시원한 실내외 선택지를 모두 갖췄다. 제주 역시 걷기 좋은 성산일출봉, 사려니숲길, 제주돌문화공원 등이 9월의 걷기 코스로 추천된다. 비나 더위를 피해 농촌체험마을, 카페촌 등도 주말 나들이 코스로 떠오른다.

 

여행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9월은 여름과 가을이 겹쳐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기온 변화가 크다”며 “코스 구성에서 실내외를 유인처럼 배치하면 체력 소모는 줄이고 계절감은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행객들도 “더위나 소나기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날씨와 상관없이 계획을 세우니 오히려 자유로워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고 사소한 여행 일정의 변화지만, 라이프스타일에선 분명 새로운 흐름이 읽힌다. 올해의 9월은 실내와 야외, 여름과 가을의 감각을 한꺼번에 즐기는 여행, 기후와 마음의 틈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계절 경험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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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여행#아침고요수목원#순천만국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