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점 차 동메달”…이도현, 월드컵 5차전 극적 입상→2번째 시즌 메달 탄생
첫 번째 과제부터 온 몸의 힘줄이 드러났다. 수직의 벽을 오르는 이도현의 눈빛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한 점, 한 동작에 혼을 실은 다짐이 경기장 안에 번졌다. 끝내 본인 스스로 한계를 넘기는 집념 속에서, 이도현은 시즌 두 번째 월드컵 메달을 목에 거는 겹경사를 맞았다.
2025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컵 5차전은 26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펼쳐졌다. 남자부 볼더링 결승에 오른 이도현은 예선 16위에서 벗어나 준결승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온몸을 던져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그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 모두에게 묵직한 긴장감을 남겼다.

결승에서 이도현은 2개의 과제를 완등하며 두 자리 중간 구간까지 모두 도달했다. 같은 기록을 작성한 일본의 아마가사 쇼타와 동률을 이뤘으나, 시도 횟수가 단 0.1점의 차이로 갈렸다. 최종점수 69.5점으로 안타깝게 3위에 머물렀지만,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각오를 다진 끝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이도현은 지난 1차 대회 은메달에 이어 이번 5차전 동메달까지 시즌 두 번째 입상을 확정했다. 일본의 안라쿠 소라토(84.4점)가 금메달, 아마가사 쇼타(69.6점)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도현은 대한산악연맹을 통해 “모든 과제에 힘이 많이 필요했지만, 최선을 다해 만족스럽다”고 전하며 자신을 뛰어넘는 집념을 드러냈다.
여자부에서는 오가영이 21위, 정예진이 35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도현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투지로 시즌 내내 이어지는 상승세를 예고했다.
시즌의 반환점을 향해 달리는 담대한 발걸음이었다. 욕심을 움켜쥐기보다는 도전의 여운이 깊게 남는 순간. 스포츠클라이밍의 뚜렷한 희망으로 자리한 이도현의 여정은 앞으로 또 한 번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도현이 다시 오를 월드컵 무대의 이야기는 팬들의 설렘을 안긴 채, 다음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