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품은 네이버”…멤버십 매출 600억 눈앞, 구독 경제 판 흔든다
네이버 멤버십이 넷플릭스와의 협업 효과로 매 분기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며 구독 경제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 구독료 인상과 맞물려 네이버 멤버십으로 유입되는 사용자가 증가, 올해 연말에는 멤버십 분기 매출이 사상 최초로 600억원을 넘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전략이 국내외 플랫폼 시장에서 구독 경제 경쟁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본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자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디지털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가입자는 월 4900원의 멤버십 요금으로 넷플릭스 광고형 멤버십(당시 5500원 수준)을 별도 추가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협업은 단기간에 소비자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네이버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멤버십 매출은 57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0.7%, 전 분기 대비 3.2% 성장했다. 넷플릭스 구독료 인상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멤버십 인기도 동반 상승 중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네이버 멤버십의 성공은 기존 ‘쇼핑 적립+콘텐츠 제공’ 패키지에 최신 ‘디지털 구독권 결합’이라는 방식을 도입한 데 있다. 네이버와 넷플릭스라는 국내외 대표 플랫폼의 제휴가 이용자 가치(구독 효율성)를 실질적으로 높인 셈이다. 한편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27%가 네이버 멤버십을 통한 시청자였다. 이는 동종 구독 결합 모델이 기존 단독 플랫폼 대비 가격 경쟁력 및 콘텐츠 만족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성 측면에서도 네이버 멤버십의 가치가 두드러진다. ‘네넷(네이버-넷플릭스) 제휴’ 이후 분기 매출은 매 회 3% 이상 성장, 구독자 수(월 추정치)는 414만~520만명 범위에 이른다. 일부 구독자는 콘텐츠 소비를 넘어 쇼핑·게임 등 커머스 활동으로 연결되며 네이버 전체 커머스 매출(2분기 8611억원, 19.8%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멤버십 기반의 크로스셀링(Cross-selling) 구조를 강화, 구독자 1인당 거래액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 구도 역시 주목된다. 미국 아마존프라임이나 애플원과 같이, 대형 플랫폼이 콘텐츠·쇼핑·게임 등 다양한 구독 혜택을 교차 제공하는 구독 경제 모델이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네이버가 넷플릭스·마이크로소프트(MS) 게임패스·스포티파이 등과 제휴 다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규제·정책 환경 측면에서는 아직 국내외에서 플랫폼 구독 제휴에 대한 별도 제약이나 인증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진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단체와 일부 업계는 결합 구독 상품의 이용약관, 콘텐츠 접근 공정성, 개인정보 활용 등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멤버십 실적이 넷플릭스 외 흥행 콘텐츠 확보 여부, 그리고 게임·음악 등 새로운 구독형 혜택 확대에 달렸다고 본다. “플랫폼 간 제휴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 및 커머스 결합 모델이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네이버의 ‘플랫폼 멤버십+콘텐츠 구독’ 모델이 구독 경제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서비스 혁신에 산업 구조 변화가 함께 맞물려야 새로운 성장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