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동료처럼 일한다”…노션, 3.0 버전으로 협업 패턴 바꾸나
AI 기반 협업툴 노션이 새 버전 ‘노션 3.0’을 공개했다. 이번 버전은 단순 일정·문서 관리 도구를 넘어 ‘AI 팀원’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지식 노동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목표를 입력하면 복잡한 업무를 여러 단계로 분해해 20분 이상 소요되는 작업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션 3.0 발표가 반복 작업 자동화와 생산성 경쟁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노션의 퍼지 코스로우샤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3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AI가 사용자의 업무 지시를 순차적으로 분해해 자동 처리한다”며 제품의 본질을 ‘AI 팀원’으로 정의했다. 실제로 노션 3.0은 업무 패턴을 학습, 기억해 스스로 검색·요약·보고서 작성 등 연속된 작업을 완성한다. 사용자는 별도 개입 없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업무 시간의 절반을 ‘일을 위한 일’에 소모하는 한국 사용자들에게 효율성의 실질적 개선을 약속하는 셈이다.

기술적으로 이번 버전은 외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연동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슬랙, 지라, 깃허브, 세일즈포스 등과의 연결로 AI가 사용자의 작업 맥락을 폭넓게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통합·가공한다. 노션 AI는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별 업무 흐름을 장기적으로 학습한다는 점이 기존 자동화 서비스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기존 노션 1.0이 문서·지식관리, 2.0은 데이터베이스 중심 프로젝트 통합에 중점을 뒀다면, 3.0은 반복적 ‘일을 위한 일’의 자동화를 본격화했다.
특히 ‘커스텀 에이전트’ 기능은 팀 단위 협업을 겨냥했다. 사용자는 별도 앱 접속 없이 AI가 백그라운드에서 업무 요청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기업 관리자는 데이터베이스 접근 범위와 권한을 정밀하게 제어해 보안과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노션 본사에서는 이미 400개 이상의 커스텀 에이전트가 실무에 투입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혁신 스타트업이 노션을 생산성 플랫폼으로 채택하며 확산세를 보인다. 박대성 한국지사장은 “포브스 선정 클라우드 100대 기업의 90%, AI 50 기업의 94%가 노션을 사용한다”고 공개했다. 한국 시장은 활성 사용자 집계 기준 세계 최상위권으로, 보안·맞춤화 수요가 유독 강하다. IP기반 접근 제어, CSP 인증 등 현지 규제에 맞춘 기술 커스터마이징이 진행되고 있다.
경쟁 구도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빅테크 플랫폼도 AI 기반 협업툴 고도화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형 IT 기업들이 자체 AI 비서·앱 연동을 내세우지만, 노션은 업무 맥락 전체를 아우르는 ‘프로그래머블 에이전트’ 강점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협업툴에 AI가 결합되는 흐름은 데이터 보안, 업무 자동화 윤리 등 새로운 정책과제를 동반한다. 한국은 IP보호·접근제어 등 높은 기준의 제도와 소비자 요구가 혼재해, 도입 확산 속도와 형식에 변수가 많다.
전문가들은 AI가 단순 ‘조수’를 넘어 창의적 협업 구조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퍼지 코스로우샤히 CTO는 “한국 사용자의 AI 활용 빈도와 수용 수준이 매우 높다”며, “AI 기반 협업툴이 실질적 업무 질 개선에 어느 만큼 기여할지 앞으로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노션 3.0이 실제 비즈니스 조직 운영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